글 : 도곡정보문화도서관 노하늘 사서
“꾸러미도서 선정은 누가 하나요?”
“도서관 사서의 전문성에 대중성이 더해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지역주민 투표를 받아볼까요?”
그렇게 진행하게 된 ‘꾸러미도서 선호도 조사’. 올해 강남구 서울북스타트 사업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북스타트코리아에서는 해마다 연령별 도서 목록을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서 1·2단계 도서 58권 전체를 준비해 어린이자료실에 전시하는 한편, 온·오프라인으로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총 2395명이 참여해 단계별 꾸러미도서 4권이 선정됐다. 구민 전체가 강남구 영유아의 인생 첫 책을 골라준 셈이다.
강남구 서울북스타트
‘북스타트(Bookstart)’는 1982년 영국에서 시작해 40여국으로 확산된 세계적인 영유아 문화운동이다. 서울시에서도 25개 자치구에 사업을 지원해, 강남구에서는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이 ‘강남구 서울북스타트’를 총괄하고 있다. 영유아들이 책을 즐겨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책꾸러미 배포, 연계 프로그램 운영, 지역협의회 진행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강남구에 사는 영유아라면 책꾸러미를 받을 수 있다. 아기수첩과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 도서관을 방문하면 끝! 그런데 이 간단해보이는 책꾸러미가 사실 조금, 아니 꽤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고 거쳐 만들어진다. 일단 올해 제작한 책꾸러미 수만 1000개, 책 수로는 2000권이 넘는다. 제작 공간과 물품을 확보한 후, 계약을 마친 출판사별 도서가 모두 도착하면 도서관 전 직원이 투입돼 작업을 진행한다. 단계별 책꾸러미 가방에 도서 2권, 가이드북, 홍보물을 차례로 담고 기관별 상자에 담아 배송 준비까지 마치는 데 하루 반나절이 꼬박 걸렸다. 강남구의 책꾸러미 배포기관은 공공도서관 말고도 동 주민센터까지 총 42개관이다. 구청의 지원 하에 현황을 파악하고 수시로 조절해야 한다. 그 외에도 육아종합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어린이집 등에 따로 포장해 홍보 및 배포 지원을 위해 발송했다. 이처럼 ‘강남구 서울북스타트’의 책꾸러미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완성된다. 이후로도 여러 기관들이 뜻을 모아야 비로소 영유아의 작은 손에 쥐어지게 된다.
강남구 영유아의 독서문화를 위해
각 도서관별로 북스타트 연계 프로그램으로 영유아 책놀이, 부모교육, 자원활동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강남구에서는 총 17개 프로그램으로 약 1000명의 영유아 및 양육자를 만났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서는 ‘그림책과 함께하는 종이놀이(그림책과 접목한 종이접기, 북아트 등 영유아 책놀이)’, ‘그림책으로 우리 아이 키우기(그림책을 통한 육아 방법을 제시하는 부모교육)’를 각 4차시씩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참여도와 만족도를 보였다. 그리고 사업에 대한 업무협의 및 프로그램 의견 나눔을 위해 지역협의회를 연 3회 진행한다. 타 자치구(평균 0.6회)에 비하면 강남구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 사서로 근무한지 이제 1년 반이 돼간다. 그 중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강남구 서울북스타트 사업 총괄을 맡으면서 정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책꾸러미 수령 동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0여 개 어린이집에 연락을 했고, 원활하지 않은 택배 여건 탓에 각 기관에 직접 책꾸러미 배송도 했다. 도서 선정을 위한 지역선정위원회, 참여후기 공모전 심사 등 외부 자리에 강남구 대표로 참석했고, 택배비 및 부모교육 강사료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남구 영유아의 독서문화를 위해 한 축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보람과 감사함을 느낀다. 어린 아이가 세상을 흡수하며 자라듯, 한 명의 신입 사서도, 강남구 서울북스타트 사업도 앞으로 무럭무럭 성장해나갈 것이다.
arong@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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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강남구청 www.gangna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