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1동 주민센터 이수용 담당관님, 용기 내어 글 씁니다
작성자 : 정**
2025-09-05
조회수 73
인생은 참 녹록지 않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나 봅니다.
가족도, 조언해줄 이도 없이 자녀와 단둘이 살아가다 보니,
힘들어도 속내를 털어놓을 곳이 없었지요.
길을 걸어도 하늘이 너무 맑아 울컥하고,
행복한 가족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던 날들.
어느새 고개 숙인 채,
초점 없이 땅만 바라보며 걷는 제 모습이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살다 보니,
더 안 좋은 상황이 오면 존엄하게 마무리하려는 생각을 하며,
수시로 유품을 정리해두는 습관까지 생기고...
용기를 내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주민센터를 찾았고,
그곳에서 담당관님을 만났습니다.
처음 상담엔 창피함에 아무 말 못하고
신청 서류에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었습니다.
이어진 상담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고,
담당관님은 “더 빨리 오시지, 왜 이제 왔느냐”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는 제 인생에서 처음 듣는 따뜻한 말이었답니다.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깊이 공감해주고,
“당신 잘못이 아니다” 말해주시는 순간,
믿기지 않을 만큼 큰 위로가 되었으니까요.
그날, 담당관님은 제 두 손을 꼭 잡아주셨고,
땀에 흠뻑 젖어 머뭇거리는 저를 꼬옥 안아주시며 괜찮다고,
눈물이 그칠 때까지 토닥여 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손길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누군가에게 털어놓아 속이 뚫리는 느낌 뿐이었다면
그저 고마움을 간직하면서 살았을 게고,
성격 상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늘 하늘을 보며 “저를 데려가 달라”고 울던 제가,
이제는 하늘을 피하지 않고 바라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는 돌아설 때 울던 제가,
이제는 계속 웃고 있더라구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좌절하고 하루살이처럼 무너져 가던 두 생명을,
담당관님이 일으켜 세워주셨기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