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음식 섭취량이 동일하다고 가정 시, 식사를 하루 2회 이하로 하는 사람이 3회 이상 하는 사람에 비해 혈압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식사 횟수가 적을수록,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으나, 혈압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연구팀은 제 3기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19세 이상 성인남녀 4625명을 대상으로 하루 식사 횟수와 혈압의 상관관계를 분석,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식사 횟수가 2회 이하는 9%(429명), 3회는 40%(1830명), 4회는 35%(1636명), 5회 이상은 16%(730명)로 나타났다. 하루 식사 횟수는 아침, 점심, 저녁 등 일반적으로 말하는 식사 뿐 아니라, 새참, 간식 등도 포함된 개념이다
분석 결과, 하루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혈압은 낮게 나타났다. 하루식사 횟수가 2회 이하 그룹의 혈압 수치(단위: mm Hg)는 수축기 120.66, 이완기 78.36이였으나, 식사 횟수가 늘수록 혈압은 점점 낮아져 5회 이상 그룹은 수축기 117.92, 이완기 76.5로 나타났다.
즉 식사 횟수가 하루 5회 이상인 경우는 2회 미만인 경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3mmHg, 이완기 혈압은 2mmHg 감소했다. 이는 적절한 음주 또는 저나트륨 식사를 하는 것과 비슷한 혈압 강하 효과다.
수축기 혈압을 3mmHg만 낮춰도, 뇌졸중 위험률은 8%, 관상동맥심장질환 위험률은 5% 떨어지고, 이완기 혈압을 2mmHg만 낮춰도, 고혈압 위험률은 17%, 뇌졸중 위험률은 14%, 관상동맥심장질환 위험률은 6% 떨어진다고 학계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총 열량 섭취가 일정할 때 음식 섭취 횟수가 적어지면, 한꺼번에 먹는 양이 늘어난다. 이는 인슐린 분비 증가, 복부비만으로 이어져, 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복부비만의 영향을 제외하고도 음식 섭취 횟수가 적어지면 혈압이 상승하는 결과를 나타냈다는 점이 차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박민선 교수는 “음식 섭취 횟수가 적고 불규칙하면, 상대적으로 인슐린 반응이 항진돼 교감신경계를 과항진 시키고 나트륨 배설을 감소시키는 등의 기전을 통해 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음식 섭취 횟수가 적은 분들은 상대적으로 과일, 채소 등의 섭취가 적어져 비타민 C E, 칼륨과 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 섭취가 낮아져, 식사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ating frequency is inversely associated with blood pressure and hypertension in Korean adults: analysis of the Third 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라는 제목으로 유럽임상영양학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