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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로봇산업 활성화 사업 전방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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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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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배달·창구 안내·도슨트 해설… 생활밀착형 로봇 상용화 앞당긴다
사무용품·식음료 배달등 로봇 실증산업 집중 육성 박차
행정수요 맞춤형 공모… 구정 전 분야 로봇 서비스 발굴
'로봇AI 해커톤' 결실도… 참가자 80% 전문기업에 취업

 

조성명 구청장(오른쪽 첫 번째)과 관계자들이 강남 로봇플러스 페스티벌에서 거대로봇 타이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 조성명 구청장(오른쪽 첫 번째)과 관계자들이 강남 로봇플러스 페스티벌에서 거대로봇 타이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강남구청 제공)
 

테헤란로의 한 사무실. 누군가가 앱을 이용해 코엑스몰 맛집의 메뉴를 주문하자 얼마 뒤 배달로봇이 음식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강남미래교육센터를 방문한 학생의 앞으로 액정에 미소를 띤 서비스로봇이 다가와 견학코스를 안내한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 강남구에서는 다양한 로봇이 생활 속에서 구민을 만나고 있다.

민선8기 들어 서울 강남구(구청장 조성명)는 로봇산업 육성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조성명 구청장은 ‘강남구는 로봇산업을 키우기에 최적화된 도시’라고 평가하며,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조 구청장은 “강남구는 잘 정비된 도로가 곳곳에 있기 때문에 로봇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고, 첨단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구축하기에도 적합하다. 뛰어난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접근성도 빼놓을 수 없다”며 “로봇을 개발하는 젊은 인재들이 선호하는 근무지로서의 조건도 충족하는 데다가 다른 지역과 교류하는 데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이나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창원 등 로봇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다른 지역과 긴밀하게 연계한다면 분명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이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강남구를 세계적인 로봇산업 중심지로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로봇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1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미국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글로벌 자동화·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 2035년엔 38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하고 로봇 출하량도 연간 140만대에 달할 것이라 전망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기차와 스마트폰 다음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구는 지난해 7월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로봇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로봇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거점지구 조성을 비롯해 상용화 전 기술의 안전성과 효율성 등을 점검하는 테스트베드 지원 등 다양한 로봇산업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거둔 성과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조 구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 눈으로 보고 직접 조종해 보고… 오감으로 만나는 로봇의 세계

웅장한 음악과 함께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크기의 로봇 ‘타이탄’이 등장하자 사람들이 주변으로 둥글게 모여들기 시작한다.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은 중앙에 서 있는 ‘타이탄’이 움직일 때마다 저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며 환호성을 지른다.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던 로봇 개는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찍는 관람객을 발견하자 가까이 가서 애교를 부리듯 엉덩이를 들썩이거나 제자리에 앉아 앞발을 들어 올리는 등 반가움을 표시한다.

이는 지난 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강남 로봇플러스 페스티벌’ 현장의 모습이다.

지난해 첫 개최에도 불구하고 1만4000여명의 관람객을 모았던 로봇 페스티벌은 올해 ‘가족과 함께하는 로봇도시 여행’을 주제로 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

특히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체험 프로그램의 확대다. 로봇 씨름, 사족보행 로봇 조작, 로봇 팔로 물건 나르기 등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이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팝업존에서는 로봇창작 경진대회를 통해 직접 로봇을 만들고 조작해 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달 18일, 지역내 고등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로봇AI 해커톤’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멘토로부터 아이디어 발굴하기, 구체화, 발표 자료 준비 등 각 단계에 필요한 도움을 받고 ‘로봇 AI를 활용한 강남의 안전 문제 해결방안과 편리한 주거공간을 위한 스마트홈’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강남구는 우수참가자를 선발해 로봇AI 기업 취업 연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로봇 기업 실무자에게 3개월간 이론·실습 교육을 받고 현장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취업 연계 과정 수료자는 과정을 마친 뒤에도 3개월간 명사특강, 모의 면접, 1대1 취업 컨설팅, 취업 연계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참가자 중 80%가 로봇 전문기업에 취업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 생활밀착형 테스트베드 지원으로 삶의 질 UP

지난해 11월 ‘지능형 로봇 개발 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실외 자율주행로봇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전에는 자율주행로봇을 자동차로 봤기 때문에 인도나 횡단보도 등 보행자가 이용하는 도로를 통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이보다 한발 앞서 로봇 테스트베드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코엑스몰 내부에서 진행하던 배달로봇 운영을 인근 건물까지로 확대하는 한편, 올해 1월까지 선릉역 인근에서 사무용품과 식·음료 배달 로봇 실증사업을 지원했다.

구청 본관 1층에서는 로비를 누비는 ‘강남이’를 만날 수 있다. 민원별 창구 안내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안내를 로봇에게 맡김으로써 직원들이 복합업무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남미래교육센터의 ‘강미래’는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티칭로봇’으로 활용 중이다. 미래 기술 및 우주과학에 대한 퀴즈 대결을 제안하기도 하고, 도슨트를 대신해 해설을 하는 등 보조강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압구정 428번지 공영주차장에 충전로봇 도입을 추진한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설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한 운전자도 앱으로 로봇을 호출해 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해 처음 개최하는 ‘제1회 강남구 행정수요 맞춤형 로봇 테스트베드 공모사업’도 기대할 만하다. 행정·민원, 안전·재난, 교통, 복지·생활, 에너지·환경, 관광 등 구정 전 분야에 도입할 수 있는 로봇 서비스를 발굴하고, 6개월간 실증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로봇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로봇기술인 ‘RPA(Robotics Process Automaiton)’까지 폭넓게 모집하면서도, 실증기간 내 제품(서비스) 운영이 가능한 기술을 모집해 실용성을 높였다.

조 구청장은 “이제 로봇 없이 생활하기 어려운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며 “구민들이 직접적으로 생활에서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강남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로봇산업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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