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 개발
▲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 (사진=가톨릭대학교 제공)

[메디컬투데이 임주희 기자]

파킨슨병이나 우울증 같은 뇌 질환을 초음파로 치료하는 장비가 개발돼 몇 년 뒤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연구부장)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범재 박사(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팀은 공동으로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를 개발해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장비의 원리는 뇌 부위 중 파킨슨병은 기저핵 등에, 우울증은 전두엽 등에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를 이용해 약 250 KHz(헤르츠)의 약한 초음파를 쏴 치료하는 것이다.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자기장이나 전기를 이용해 뇌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자극이 강해서 뇌 손상을 줄 수도 있는 반면 저강도 집중초음파 방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안전기준 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특히 이번 초음파를 이용한 뇌 질환 치료는 뇌에서 손의 촉감을 관장하는 부위를 찾는 연구가 바탕이 된 것으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기반이며 뇌의 다양한 전기신호를 컴퓨터에 입력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뇌의 각 특정 부위를 자극해 손이 차가움, 찌릿함 등 가상 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으며 뇌 표면을 2~3mm 간격으로 촘촘히 나눠 초음파 자극을 주면서 부위별로 관련된 촉감을 찾는 것은 물론 차가움, 찌릿함, 가려움 등 10여 가지 촉감을 느끼는 뇌의 각 부위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용안 교수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글 때와 딱딱한 물체에 손이 닿을 때 뇌가 반응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다”며 “이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한 뒤 역으로 이용하면 컴퓨터로 뇌 기능을 조절해 가상의 촉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따뜻한 호빵을 검색할 때 호빵의 질감에 관련된 촉감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자극해 마치 뜨끈뜨끈한 호빵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할 수 있으며 동영상 속 강아지를 쓰다듬는 시늉을 할 때 손바닥 촉감에 관여하는 뇌 부위를 자극하면 실제로 강아지 털을 만지는 듯 한 가상의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처럼 뇌의 각 부위별 기능을 알아내고 정확하게 원하는 부위에 초음파 자극을 주어 뇌신경을 조절하는 기술이 완성된다면, 파킨슨병·우울증 등 다양한 뇌 질환의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를 이용한 뇌 질환 치료는 몇 년 뒤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임주희 기자(jh5002@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