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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구 방문 외국인 의료관광객 210% 늘어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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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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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명 강남구청장 인터뷰

최소 1조 서울 의료관광산업 책임지는 강남
"한국 먹여 살릴 아이템, 지역경제에 효과 커"
주말·야간 치료 가능한 ‘긴급진료클리닉’ 도입
마약 등 중독 관련 ‘통합지원센터’ 신설도



서울 강남구는 의료관광산업의 메카다. 강남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피부과, 성형외과 등이 몰려 있고 호텔, 쇼핑, 뷰티 등 연관산업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지난달 28일 구청장실에서 만난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의료관광산업 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와 제조업 경쟁력 약화 등 위기 국면에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외국인 의료관광산업 확대가 지역경제, 지역 일자리 확대는 물론 우리 경제에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강남구기에 걸려 있는 대통령표창 수치(유공 단체를 포상할 때 주는 끈으로 된 깃발)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직원들이 상을 많이 받아와서 처음에는 으레 받는 것인 줄 알았는데 구청장을 하며 보니 정말 열심히 하더라”며 웃었다. 강남구는 지난 2년 반 동안 정부와 대외기관 평가에서 130개의 상을 받고 10억원이 넘는 성과금을 확보했다. 강남구 제공.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강남구기에 걸려 있는 대통령표창 수치(유공 단체를 포상할 때 주는 끈으로 된 깃발)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직원들이 상을 많이 받아와서 처음에는 으레 받는 것인 줄 알았는데 구청장을 하며 보니 정말 열심히 하더라”며 웃었다. 강남구는 지난 2년 반 동안 정부와 대외기관 평가에서 130개의 상을 받고 10억원이 넘는 성과금을 확보했다. 강남구 제공.

 

조 구청장은 “의료관광객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씀씀이가 훨씬 크다”며 “의료관광을 위해 강남을 찾은 외국인이 작년에 2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했다. 그는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문화 확산과 국내 의료기술 경쟁력, 여기에 강남구의 의료관광산업 지원 정책이 더해져 단단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객의 78%는 서울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다. 특히 서울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10명 중 4명은 강남구의 병·의원에서 시술이나 치료, 수술받는다. 공식 통계가 있는 재작년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18만5559명으로 전년보다 210% 늘었다. 코로나19 이전 최대치였던 13만1808명(2019년)에 비해서도 1.4배나 많은 수치다.

2022년 7월 취임한 조 구청장은 당시 2만3734명(2021년 기준)까지 줄어든 강남구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15만명(2026년 기준)까지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의료관광산업 육성 계획을 짰다. 그 계획은 임기 2년 만에 18만명을 넘어서는 실적으로 나타났고, 이제 목표치를 20만명대로 늘려 잡았다.

의료관광객 폭증은 코로나 팬데믹 종료와 한류 영향이 컸지만 강남구가 추진한 여러 지원 정책도 한몫했다. 조 구청장은 “짧은 시간에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낯선 외국을 방문해 진료받는 의료관광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남구는 2년 전 압구정동 강남메디컬투어센터를 리뉴얼해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위한 종합 커뮤니티센터로 재개관했다. 이곳에는 지난해 1만2500여명이 방문했다. 여기에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상담, 진료 예약 등 4개 국어 통역 서비스를 하고, K컬쳐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온라인 플랫폼인 ‘메디컬 강남’ 이용자는 지난해 20만명에 육박했다.

조 구청장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리무진으로 픽업해 병원이나 호텔로 안내하고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때 의료진과 소통하도록 9개 국어로 무료 통역을 지원하는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도 만족도가 높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외국의 어린이들을 해마다 국내로 초청해 치료해주는 나눔의료 사업에도 애정이 많다. 그는 관내 병원과 협력해 소이증(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선천성 기형)을 앓는 몽골 소녀에게 귀를 만들어준 일을 기억에 남는 일화로 꼽았다. 이 일은 몽골 내에서도 이슈가 돼 ‘친절하고 안전한 강남 의료’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했다.

조 구청장 주장의 근거는 데이터가 입증한다. 신용카드 사용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의 지난해 외국인 의료관광소비액은 전국, 서울시 모두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전국 1조2440억원 중 1조999억원이 지난해 외국인들이 서울 병·의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돈이다. 서울에서 발생한 소비액은 작년 4718억원, 2023년 2071억원이었다.

강남구 의료관광 비중이 서울 전체의 40%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강남에서만 44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조 구청장은 “숙박이나 쇼핑, 뷰티 등 연관산업의 효과를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자리나 지역경제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강남구는 올해 보건소에 ‘긴급진료클리닉’과 마약 등 중독 관련 ‘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조성명 구청장이 강남구민 의료지원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남구 제공.
강남구는 올해 보건소에 ‘긴급진료클리닉’과 마약 등 중독 관련 ‘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조성명 구청장이 강남구민 의료지원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남구 제공.

의료관광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면 ‘긴급진료클리닉’ 도입, 마약 등 중독 관련 ‘통합지원센터’ 신설, 시니어 전용 헬스장 ‘스마트 피트니스 센터’, ‘헬스 체크업’ 건강검진 서비스 등은 강남구민들 대상으로 하는 건강 지킴이 사업이다.

강남구가 올해 도입을 추진 중인 긴급진료클리닉에 대해 조 구청장은 “종합병원 응급실이 경증환자를 진료하느라 정작 위급한 환자를 돌볼 여력이 없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고민하게 된 사업”이라며 “병원이 쉬는 저녁이나 주말에 가벼운 질병이나 부상을 보건소에서 치료한다면 구민들은 필요한 진료를 빨리 받을 수 있고, 병원 응급실은 위급환자에게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조 구청장은 “마약과 약물, 도박, 인터넷 중독을 치료하는 통합지원센터를 강남권 최초로 올해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내에서 이런 시설은 강남구는 물론 강남권에는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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