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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2년차 맞은 조성명 구청장 “빈틈없는 대비야말로 ‘안전강남’ 만드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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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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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명 강남구청장
조성명 강남구청장


취임 첫 일정으로 수해 현장을 찾았던 조성명 구청장은 임기 반환점에 이르러서도 변함없이 “안전이야말로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 중 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좋은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기본적인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게 조 구청장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구청장으로 보낸 첫해에 유난히 사건과 사고를 많이 겪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리 대비했다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하는데, 그때마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조 구청장이 취임한 2022년은 유달리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다. 취임 첫 달에는 집중호우 사태가 일어났고, 연말에는 언북초등학교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학생이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1월에는 구룡마을 화재로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상황을 반등시킨 것은 조 구청장의 의지였다.

강남구는 2년간 꾸준히 재난 대응 및 사고 예방에 힘썼으며, 국내외에서 그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도시 중 유일하게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전시회에서 안전·회복 분야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것은 물론 풍수해, 대형 재난 대응, 범죄예방 등 다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빙기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왼쪽)
해빙기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왼쪽)


특별전담반 운영, 시설·장비 강화로 폭우 피해 ‘차단’
지난해 강남구는 침수취약지역 5곳에 빗물받이 특별전담반을 운영했다. 빗물이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빠져나가는 통로인 빗물받이가 쓰레기 등으로 막힌 경우, 물이 역류하면서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지하 거주 세대를 비롯한 침수 위험가구 945세대에는 수중펌프, 물막이판 등을 무료로 설치하고, 대치·역삼·삼성 등 1,016곳에는 맨홀 추락방지시설을 장착했다. 그 결과 장마철 피해를 크게 줄였으며, 서울시로부터 ‘2023년 풍수해 안전대책 최우수 구’로 표창을 받았다.

          
을지연습 일일상황보고를 받고 있는 조성명 구청장(가운데)
을지연습 일일상황보고를 받고 있는 조성명 구청장(가운데)


올해도 강남구는 폭우로부터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형 빌딩의 침수 상황을 가정해 모의훈련을 진행했으며, 수중펌프 등 수방장비 180대를 추가로 구비했다. 확보한 장비의 90%는 동 주민센터, 강남소방서 등에 분산 배치해 건물 침수 시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빗물받이 특별전담반도 확대한다. 주민센터와 협력해 담당 구간을 5개소에서 15개소로 대폭 늘리고 인원도 15명에서 44명으로 증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추진하는 강남역 대심도 터널, 대치역 빗물펌프장 조성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소통으로 만들어 나가는 안전한 등하굣길
스쿨존 사고 직후 강남구는 관내 3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 가운데 보도와 차도가 구분돼 있지 않은 12개교를 대상으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초등학교 10곳에 총 3,310m 길이의 보도가 새로 만들어졌고 안전펜스, 과속경보시스템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 조 구청장은 이 과정을 ‘어린이들의 권리이자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언북초 보행도로를 점검하는 조성명 구청장(맨 앞)
언북초 보행도로를 점검하는 조성명 구청장(맨 앞)


“특히 저출산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는 오늘날에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여기에는 모두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합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교통환경 악화 문제도 있을 뿐만 아니라 보도를 만들면 그만큼 차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폭이 좁은 도로는 일방통행로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 절충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하게 검토했다. 일례로 대왕초등학교 인근 주택 앞 보도 신설 공사의 경우 거센 반대로 인해 잠시 주춤했었지만, 초등학교 인접 녹지에 산책로를 만들고 보도와 연결하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남은 학교 2곳도 학교부지를 활용해 보도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올해 말까지 도곡초등학교 인근에 보도 조성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청담초등학교와도 계속해서 의견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

          
보도 조성을 마친 영희초 앞
보도 조성을 마친 영희초 앞
 
 어린이 교통안전 합동 캠페인에서 어린이의 책가방에 안전 사인물을 달아주는 조성명 구청장
어린이 교통안전 합동 캠페인에서 어린이의 책가방에 안전 사인물을 달아주는 조성명 구청장



대형 재난부터 일상 재해에 이르기까지… ‘안전강남’은 진화 중
지난해 10월, 학여울역과 세텍에서 진행한 대형화재 대응 및 수습복구 훈련 현장에 낯선 차량이 등장했다. 바로 강남구가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도입한 ‘재난현장지휘버스’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으로 출동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첨단 장비로, 차량 상단에 장착한 CCTV 카메라와 재난 현장에 띄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바로 확인하고 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및 현장 상황실과 실시간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지휘버스에서 대응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는 통합지원본부 개소에 필요한 물품을 실은 차량이 한발 앞서 도착해 빠른 구호 활동을 돕는다. 행정안전부는 ‘2023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전국 평가에서 강남구에 대통령상을 시상하며 강남구의 우수한 재난대응 역량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5월 31일 진행한 2024 안전한국훈련에서도 강남구는 탄천에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8,572㎡ 규모의 세트장을 설치해 실제 침수 상황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기초지자체 최초 도입한 재난현장지휘버스
기초지자체 최초 도입한 재난현장지휘버스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탄천수상세트장에서 진행한 2024 안전한국훈련에서 수해현장 대피 매뉴얼을 점검하는 모습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탄천수상세트장에서 진행한 2024 안전한국훈련에서 수해현장 대피 매뉴얼을 점검하는 모습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탄천수상세트장에서 진행한 2024 안전한국훈련에 참가한 조성명 강남구청장
강남역 일대를 구현한 탄천수상세트장에서 진행한 2024 안전한국훈련에 참가한 조성명 강남구청장

역삼1동의 한 상가에 설치된 차수판(물막이판)을 점검해 보는 조성명 구청장
역삼1동의 한 상가에 설치된 차수판(물막이판)을 점검해 보는 조성명 구청장


지역주민, 경찰, 전문가와 함께한 도시환경개선 사업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민·관·경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1인가구,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 등 동네 특성을 반영한 범죄예방디자인을 시행한 뒤 역삼1동과 논현1동의 강도 및 절도, 주거침입 범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강남구는 아시아 최고 권위 디자인어워드 ‘DFA’ 대상과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는 사업을 더욱 확대해 공중화장실, 다중인파 밀집지역, 방치된 유휴공간 등에도 공공디자인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민국범죄예방대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범죄예방디자인)
대한민국범죄예방대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범죄예방디자인)
          
비상 알림벨형 조명 주소사인(역삼1동)
비상 알림벨형 조명 주소사인(역삼1동)
          
수리부엉이 측면출입구 조명(논현1동)
수리부엉이 측면출입구 조명(논현1동)


일상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구민을 돕기 위한 구민안전보험도 올해 더욱 실효성 있는 보장으로 돌아왔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행정안전부에서 제시한 시민안전보험 보장항목 37종 중 지급건수가 가장 많은 포괄적 상해 중심으로 보장항목을 전면 개편하는 한편,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민안전보험과 중복되지 않는 보장항목으로 구성해 구민들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은 강남의 특성을 반영해 대중교통 상해 부상치료비 항목을 더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보험을 완성했다.

조 구청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지자체의 안전 정책에는 끝이 없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자세로 재난 대응 시스템 수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청장이라는 자리는 재난 앞에서 낙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자리입니다. 계속해서 구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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