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그림책 [열려라, 돈나무!] 돈이 많으면 무조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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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돈나무 출판사: 봄개울
글/그림: 정은정/윤진현

“엄마, 나 용돈!” 율원이는 엄마 뒤를 쫓아다니며 용돈을 외쳤지만 돌아오는 답은 꾸중뿐이었어요. 화가 난 율원이는 씩씩대며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는데, 문 한가운데 이상한 의자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여놓으며 생각했어요. ‘나도 돈 많으면 펑펑 쓸 텐데!’ 그날, 놀다 들어온 율원이는 우편함에 작은 봉투가 꽂혀있는 것을 보고 꺼내보았어요. 돈나무 씨앗이라고 적힌 봉투에는 동그란 씨앗 하나와 이런 글들이 적혀있었어요.

ⓒ 열려라, 돈나무!
ⓒ 열려라, 돈나무!

‘씨앗을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심는다, 주문을 외치고 오후 다섯 시까지 모두 쓰면 다음 날두 배로 열린다’ 라는 사용법과 ‘다 쓰지 않거나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돈은 사라지며 돈 열매는 하루에 한 번만 열린다’와 같은 주의 사항이었어요.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따라해 보았는데 씨앗을 심은 화분에서 500원짜리 돈열매가 맺히는 게 아니겠어요! 율원이는 신이 나서 편의점으로 가 먹고 싶은 걸 모두 샀어요. 그날부터 율원이는 두 배씩 열리는 돈열매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마음껏 돈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돈을 어떻게 다 쓸지 고민하느라 수업시간에 크게 혼나기도 했고, 필요 없는 것까지 억지로 사게 되는 일도 벌어졌어요.

열려라, 돈나무!
열려라, 돈나무!
ⓒ 열려라, 돈나무!

그러던 어느 날, 율원이는 자꾸 늘어나는 돈을 쓸 생각에 사로잡혀 대형 마트를 찾아 나섰다가 길을 잃고 말았어요. 때마침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율원이를 발견해 전화 온 엄마에게 위치를 설명해 주었어요. 엄마를 만난 율원이는 엉엉 울며 돈나무에 대해 고백하고 돈이 담긴 가방을 열었는데, 이럴 수가! 안은 텅 비어있었어요!

열려라, 돈나무!
ⓒ 열려라, 돈나무!

“엄마, 돈이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닌 거 같아. 딱 필요한 만큼이 좋지.”

엄마는 율원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어요.

“돈은 양보다 가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훌륭한 돈이지.”

그토록 원하던 돈은 사라졌지만 율원이의 마음은 이상하게 편안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