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그림책 [열려라, 돈나무!] 돈이 많으면 무조건 좋을까?
“엄마, 나 용돈!” 율원이는 엄마 뒤를 쫓아다니며 용돈을 외쳤지만 돌아오는 답은 꾸중뿐이었어요. 화가 난 율원이는 씩씩대며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는데, 문 한가운데 이상한 의자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여놓으며 생각했어요. ‘나도 돈 많으면 펑펑 쓸 텐데!’ 그날, 놀다 들어온 율원이는 우편함에 작은 봉투가 꽂혀있는 것을 보고 꺼내보았어요. 돈나무 씨앗이라고 적힌 봉투에는 동그란 씨앗 하나와 이런 글들이 적혀있었어요.
‘씨앗을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심는다, 주문을 외치고 오후 다섯 시까지 모두 쓰면 다음 날두 배로 열린다’ 라는 사용법과 ‘다 쓰지 않거나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돈은 사라지며 돈 열매는 하루에 한 번만 열린다’와 같은 주의 사항이었어요.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따라해 보았는데 씨앗을 심은 화분에서 500원짜리 돈열매가 맺히는 게 아니겠어요! 율원이는 신이 나서 편의점으로 가 먹고 싶은 걸 모두 샀어요. 그날부터 율원이는 두 배씩 열리는 돈열매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마음껏 돈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돈을 어떻게 다 쓸지 고민하느라 수업시간에 크게 혼나기도 했고, 필요 없는 것까지 억지로 사게 되는 일도 벌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율원이는 자꾸 늘어나는 돈을 쓸 생각에 사로잡혀 대형 마트를 찾아 나섰다가 길을 잃고 말았어요. 때마침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율원이를 발견해 전화 온 엄마에게 위치를 설명해 주었어요. 엄마를 만난 율원이는 엉엉 울며 돈나무에 대해 고백하고 돈이 담긴 가방을 열었는데, 이럴 수가! 안은 텅 비어있었어요!
“엄마, 돈이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닌 거 같아. 딱 필요한 만큼이 좋지.”
엄마는 율원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어요.
“돈은 양보다 가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훌륭한 돈이지.”
그토록 원하던 돈은 사라졌지만 율원이의 마음은 이상하게 편안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