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와 함께 ‘방문 진료 서비스’
펼치는 서울36의원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서울36의원은 환자가 찾아오는 병원이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를 찾아가는 ‘방문 진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서울의대 36회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개원한 이곳은 강남구와 함께 민관협력방문을 통해 돌봄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높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중증 및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에게 병원 방문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진료의 사각지대에 놓이다시피 한 채 가족의 돌봄에만 의존하며 살아가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에 대해 생각해온 서울36의원 유은실 대표원장.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12월 서울의대 온라인 송년모임에서 유원장이 소신을 내비치자 한친구가 일본에서 활성화된 방문 진료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동기들이 적극적으로 뜻을 모으고 함께했다. 외과전문의로서 특유의 추진력을 보여준 이경영 원장 등 동기들은 진료를 보지 않는 병리과 의사인 유 원장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그렇게 2022년 4월 서울36의원의 찾아가는 진료가 시작됐다.
“방문 진료의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를 찾는 것입니다. 처음 종로구에 개원했을 때 복지단체에 연락하고 쪽방촌을 다니며 환자를 찾았는데 쉽지 않았어요. 작년 6월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강남구와 협업하게 됐는데 큰 힘이 됩니다. 환자를 찾아주고 이 진료 서비스를 홍보해주고 있죠. 강남구보건소에서 환자를 파악해 알려주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이루어진 병원 방문진료팀이 환자를 방문해서 진료하지요. 사회복지사는 첫 방문 시 꼭 함께해요. 의료뿐만 아니라 주거, 영양 등 생활 전반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3명의 의사로 시작한 서울36의원은 현재 6명의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등 12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9명의 자문의가 있다. 서울 의대 출신 시니어 의사 2명과 사직 전공의 등 젊은 의사 2명이 주 1~2일씩 돌아가며 하루 6~8명의 환자를 방문 진료한다. 병원에서 몇시간을 기다리다가 이른바 ‘3분 진료’ 받고 나오는게 허다한 현실에서 방문 의료진은 1시간여 동안 환자를 진료한다.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사랑은 감동이었다. 한 시간 단위로 깨는 파킨슨환자를 돌보느라 우울증에 걸린 보호자에게 적절한 처방을 하여 숙면할 수 있게 됐을 때, 암환자에게 수액처치를 하며 마음을 들어주려 노력하자 환자의 삶의 의지가 높아졌다고 보호자가 고마워할 때 등 방문 진료 의료진으로서 보람이 크다고 한다.
지난 1월 13일 방문한 서울36의원은 의료진의 허브 같았다. 의료품이 비치된 선반, 환자 파일, 환자 관리용 컴퓨터 등이 있는 공간에는 잠깐 들렀다가 다시 방문 진료를 나가는 의료진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출신 정재원 전공의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비전으로 갖고 있습니다. 방문 진료를 다니다 보면 끼니를 놓칠 때도 있지만 보람 있어요. 함께하는 간호사분들의 역할이 크죠.”라고 했다.
강남구보건소에서는 공공의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원장은 의료진 부족, 지속가능성 확보 등 방문 진료 서비스가 풀어야 할 숙제가 공공의료 확대를 통해 해결되어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는 “민관이 서로 협조하며 공적인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가길 바랍니다. 작년 10월 민관이 협력하는 한국재택의료협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아직 공공의료에 대해 잘 모르는 의사도 많아요. 공공의료가 의료계에 널리 알려져 관심이 확대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거동이 불편하면 방문진료를 신청하세요!
강남구는 건강 취약계층을 위해 의료기관과 협력해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보건소의 방문건강팀에 문의하여 방문진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협약된 의료기관 의사들이 집으로 방문해 진료를 제공하고, 동 주민센터 방문간호사는 건강 관리와 복지 서비스를 연계합니다. 방문진료에 대한 본인 부담금은 건강보험 기준에 따라 일부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