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과자 모양 비누 만들기 알록달록 겨울을 수놓다
새해를 맞아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집안의 향기를 바꾸는 것이다. 향기라면 비누 향기만한 것이 없다. 모양까지 예쁘다면 금상첨화. 인테리어 소품 역할까지 톡톡히 할 수 있는 화과자 모양의 비누를 만들어 보자.
강남클라쓰의 장점은 역시나 강남구에 거주하는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장이 된다는 점이다. 이날 수업에도 5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주민들이 강남클라쓰를 찾았다. 서원예 씨는 이곳에 방문해서야 이윽고 오늘 수업에서 만드는 것이 ‘먹는’ 화과자가 아니라 화과자 ‘비누’임을 알았다는 소소한 오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채윤 씨는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고생한 어머니와 추억을 쌓고자 함께 신청했으나 안타깝게 이번에는 본인만 선발됐다. 김지윤 씨와 임은희 씨도 그동안 경험해 본 적 없는 비누 DIY에 흥미를 느껴 이번 강의에 참여했다. 테이블에 모인 참가자들은 비누를 어떤 향으로 만들지 이것저것 원액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커피, 페퍼민트, 오렌지, 초콜릿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맡아오던 향이지만 새삼 내 맘대로 비누를 만든다고 생각하니 다들 흥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어떻게 화과자를 디자인할지 완성품 예시 사진을 둘러봤다. 막 제조를 시작하려던 찰나, 이선옥 씨가 허겁지겁 강의실로 들어왔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와 강의실을 찾기 어려워 수업에 늦었다며 사과를 건넸다.
이제 오늘의 참가자가 모두 착석하고, 비누 틀에 일명 ‘데코’라고 불리는 부분을 꾸미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하얀색 비누 베이스 약간에 10여 가지의 색소를 섞어서 포인트가 되는 위치에 모양과 색을 내주는 것이다. 이 작은 부분으로도 만든 이의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아주 신중한 선택이 따른다. 데코는 생각보다 빨리 굳기 때문에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데코는 생각보다 빨리 굳기 때문에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선생님 초록색 부탁드려요” “선생님 여기 보라색이요를 시작으로, “저 노란색 좀 주세요” “이렇게 하면 되나요?”되나요?”라며 어느 때보다 참가자들 간의 소통이 활발해졌다. 그리고 서로의 것을 보며 “벌써 예뻐요”라며 칭찬이 쏟아졌다.
이제 몸통을 만들 차례다. 참석자들은 총 9개 비누를 어떤 색상과 향기로 만들지 구분한다. 이리저리 자리를 바꿔가며 고민을 이어가는 중 임은희씨가 놀랍게도 9개 모두를 흰색 베이스로 선택하면서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다. 형형색색의 모양을 자랑하는 예시를 두고도 흰색만을 고른 임 씨의 우직한 선택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머지 참석자들은 이보다는 좀 더 색상을 다채롭게 골라 비교하는 재미를 줬다. 해프닝도 있었다. 몸통을 부을 때는 데코 부분과 잘 붙을 수 있도록 미리 에탄올을 뿌리는 과정이 필수인데 이선옥 씨가 이를 빼먹은 것. “어머 어떻게 내 거 잘 안 나오면 너무 속상할 거같은데”하는 진심 어린 걱정이 흘러나왔다. 선생님은 “열어봐야 알아요”라며 위로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이 씨에게 더욱 초조하게 흘러갔다.
추운 날씨로 밖에 내어둔 비누가 20여 분 만에 다 굳었다. 비누틀 테두리를 살살 주물러서 벗기니 반질반질하게 완성된 비누가 ‘쏙’하고 빠져나왔다. 다행히 걱정 가득했던 이선옥 씨의 비누도, 흰색으로 비누 색을 통일한 임은희 씨의 비누도,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생긴 김채윤 씨의 비누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양으로 완성되어 참가자들 눈앞에 나타났다. 너 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아이가 있는 댁이라면 과자 아니라고 주의를 주셔야 해요”라고 당부했다. “너무 먹음직스러워서 엄마 말 안 믿을 것 같아요”라는 농담에 웃음보가 터진 채로 수업이 마무리됐다.
한 달에 한번 ‘강남 클라쓰’에서 구독자 참여 수업이 열립니다. 우리집 행복을 부르는 종소리 '도어벨 만들기'로 독자 여러분의 신청을 받습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간단한 사연과 함께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을 강남라이프 편집실로 보내주세요.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