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풍속에 담긴 마음을 이어받아,
한 해 행복하기를!
창작 그림책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출판사:
브레멘플러스
글·그림:
왕수연, 이수경
부모님이 설날 준비로 바쁜 바람에 심심해진 정아를 보고 오빠가 말했어요.
“까치설날에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세어 버린대!
그러니 오늘 밤 절대로 자면 안 돼!”
밤이 되어 졸음이 몰려온 정아는 까치설날을 원망했어요. 그러자 아빠가 옛날엔 자지 않고 새해를 맞아야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다며, 지금은 안 그러니 자도 괜찮다고 다독였어요. 아빠를 믿고 자고 일어났는데, 세상에! 정아의 눈썹이 새하얘져있지 뭐에요. 놀란 정아는 울음을 터트렸어요. 알고 보니 할머니라며 놀려대고 있는 오빠가 자는 동안 정아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놓은 거였어요!
소란이 진정되고 정아가 새해를 맞아 입는 새 옷 ‘설빔’을 입고 나오자 엄마가 복조리를 벽에 거셨어요.
“설날에 복조리를 벽에 걸어놓으면 일 년 동안 좋은 일만 생긴대.”
이윽고 친척들이 도착해 설빔을 입은 정아를 예쁘다고 칭찬했어요. 다함께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은 세배를 했어요. 어른들이 오빠한테만 세뱃돈을 주는 바람에 정아는 속으로 심술이 났는데, 떡국을 먹으며 오빠가 이런 말을 하지 뭐에요?
“떡국 한 그릇 먹어야 나이도 한 살 먹는대.”
그 말에 정아는 힘을 내 떡국을 두 그릇이나 먹었어요. 이미 배가 부르면서 한 그릇 더 먹어야 오빠랑 나이가 같아진다며 칭얼거리는 정아의 엉뚱한 모습 덕분에 설날에 모인 가족들은 한바탕 웃었답니다.
설날에 많은 풍속이 있는 이유는 한 해를 잘 보내고 싶은 조상들의 마음이 담겨서가 아닐까요? 모두 지키기는 어렵겠지만, 마음만은 이어받아 올 한 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