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순 님
30년 전, 강남 멋쟁이들이 신는 구두를 수선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싶었던 구두명의 유효순 님은 강남에 ‘구두병원’이란 이름으로 구두수선소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한결같이 구두수선을 해오고 있다. 그에게만구두를 맡기는 손님부터 친동기 같은 이웃사촌들을 만날 수 있기에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구두 명의, 유효순 씨를 만났다.
“한번은 젊은 직장인분이 오셔서 회의시간에 사장님께서 제 얘기를 하시면서 그렇게 실력을 키우고 신용을 지키며 일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하셨다고 했어요. 그 사람이 진짜 멋쟁이라고 하면서. 감동적이었지요. 구두수선 일을 저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강남에서 성공하신 사장님들, 공무원분들이 제게 존경한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어요. 참 고마워요.”
30년 간 강남에서 구두수선 일을 하면서 행복했다는 유효순 씨. 그의 구두수선소 벽면에는 손님들이 그가 일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붓글씨로 쓴 명언 등이 액자에 담겨 붙여져 있다. 그 행복을 나누기 위해 그는 독거노인 빨래 봉사단, 행인에게 길 안내해주는 디디미봉사단, 강남자율방재단, 강남구 불법부착 단속도우미 등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들딸도 잘 커서 국세청 공무원으로, 공인중개사로 제 몫을 하고 있으니 엄마, 아내의 짐을 덜고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힘이 닿을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봉사활동도 더 하면서. 정년 퇴임한 남편은 젊었을 땐 그리 말리더니만 요즘엔 출퇴근길에 운전기사를 자처해주고 아침에 칼도 갈아줘요!"
6년 전, 강남으로 이사 와서 강남 주민이 되었다는 유효순 씨는 문화 인프라가 많은 강남에 사니 쉬는 날이면 남편과 연극, 영화, 그림 등을 보러 다닌다며 강남은 살기 좋고, 무엇보다 사람이 좋은 곳이라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