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게 했던 영화와의 설레는 재회 무성영화 상영회 ‘이수일과 심순애’
지난 10월 10일 강남청소년수련관 강당이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청담동에서 어르신 130여명을 초대해 무성영화 변사극 ‘이수일과 심순애’무료 상영회를 가졌다. 어르신들은 모처럼 무성영화를 즐기며 젊은 날을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하루였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만은” 구성진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는 강남청소년수련관 강남. 무성영화 변사극 ‘이수일과 심순애’를 관람하기 위해 찾은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객석이 꽉 찼다. 30년 경력의 이 시대 마지막 변사로 불리는 최영준 씨가 해설을 맡았는데 영화 상영 내내 애절하고 재치 있는 입담은 어르신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2막으로 넘어가는 막간을 이용해 옛날 노랫가락을 걸쭉하고 구성지게 뽑아내자 객석의 어르신들도 따라 부르며 멋진 ‘K떼창’ 실력을 보여주었다.

무성영화 상영회 ‘이수일과 심순애’
무성영화 상영회 ‘이수일과 심순애’

심순애가 은장도를 꺼내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장면에서는 관객들 사이에 안타까운 탄성이 터졌다. 죽어가는 심순애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이수일에 빙의된 듯한 변사의 절규를 끝으로 막을 내리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무성영화 변사극 공연

“옛날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젊었을 땐 많이 보곤했는데
아직도 무성영화 변사극공연을 한다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청담동 윤승현(82세) 어르신은 “가슴 뛰던 젊은 시절의 감동과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울컥했다”울컥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공연장 바깥에 삼삼오오 모여 공연 소감을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해 보였다. 이번 행사는 거동이 불편해 외부 활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문화체험이라는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 기획한 ‘청담동행, 독거 어르신의 멋진 하루’의 일환이었다.

청담동 주민센터는 상반기에도 18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경기도 가평 소재의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김은영 청담동장은 “앞으로도 민간과 적극 협력해 물질 지원은 물론, 마음을 돌보는 복지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무성영화 상영회에 참석한 윤승현(82세) 어르신
↑무성영화 상영회에 참석한 윤승현(82세)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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