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선율이 흐르는 강남을 꿈꾸다 기숙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

가야금 연주가 기숙희의 스펙트럼은 다채롭다. 국가무형유산 제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그는 가야금으로 재즈, 록, 퓨전,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가야금사중주단 ‘여울’의 리더로 활동했다. ‘음악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기에 시대와 호흡하고 싶다는 그는 가야금, 나아가 국악의 선율이 흐르는 강남을 꿈꾸고 있다.

기숙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

20대 초에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로 선정

기숙희 씨의 첫인상, 특히 목소리는 오랜 세월 함께 하며 마음을 준 대상과 닮는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부드러운 듯 곧고 청정한 모습의 그는 제 아무리 거센 북풍한설도 춘풍처럼 풀어내는 듯 가야금처럼 맑고 따스한 음성으로 이야기했다.
“가야금과 함께 해온 세월이 벌써 36년이네요. 만 9살 때 처음 가야금을 접한 후 1991년 당시 문을 연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국립국악중학교에 1기생으로 입학했어요.”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1997년, 이화여대 음악대학 한국음악과 1학년 재학 당시 어린 나이에 국가무형유산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가 되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동대학원(음악학 박사)을 졸업한 기숙희 씨는 우륵문화제 기악부 최우수상,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무형유산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데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10여 년간 국악고를 비롯해 전국의 10여 개 대학 강단에서 국악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꾸준히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국내·외 권위 있는 무대에서 가야금 독주 및 협연 등을 선보이며 명성을 이룬 기숙희 씨가 소개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뜻밖이었다

“여성교도소에서 민간인 최초로 연주회를 가졌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가야금 연주가가 아니었다면 결코 가볼 수 없었던 장소에서,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 음악으로 소통하고 함께 가야금 선율에 맞춰 노래도 불렀어요. 국악, 우리 음악의 힘을 느낀 무대였어요.”

가야금

가야금, 그 이끌림에서 울림으로 나아갈 터

천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악기 가야금을 비롯해 국악은 우리 한국인의 신명을 담고 풀어낸다고 이야기하는 기숙희 씨의 눈빛이 빛났다.

11년차 제자 박신아 씨와 함께 가야금을 연주 중인 기숙희 씨
↑ 11년차 제자 박신아 씨와 함께 가야금을 연주 중인 기숙희 씨

“클래식 천재 임윤찬 군이 대가야의 가야금 악사 우륵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어요. K팝은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고요. 세계인에게 감동과 열광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의 한류, 그 뿌리는 바로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국악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국악 예술인이 무대에 오를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멋지고 현대적인 한국문화와 예술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강남에서 국악이 활짝 꽃피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남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성장하고 지금은 강남구 주민으로서 강남구의 신년음악회 등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등 강남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온 기숙희 씨. 그가 이야기한 달빛처럼 따스한 가야금의 신명은 긴 여운을 남기며 가을날의 눈부신 단풍처럼 마음을 물들였다.

기숙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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