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스타일리시 동반자 핸드메이드 파우치 만들기
본격적인 여름휴가의 계절, 짐을 챙기다 보면 늘 부족한 것이 파우치다. 이번 휴가엔 손수 만든 파우치로 짐을 꾸려보면 어떨까. 외출할 땐 미니 백으로도 활용하기 좋은 핸드메이드 파우치를 만들어보았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작은 소품샵이 오늘은 원데이 클래스 교실로 변신했다. 이곳 ‘마름’은 핸드메이드 제품과 수입 소품 판매를 겸하는 숍으로 신기하고 귀여운 갖가지 물건이 가득하다.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는 소잉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연진 씨. 다소 생소한 직업인 소잉디자이너란 ‘바느질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물건을 개발하는 사람’을 뜻한다.
‘핸드메이드’라는 이름 때문에 모든 과정을 손바느질로 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은 파우치 제작을 위해서는 손바느질과 재봉틀을 함께 사용한다. 손바느질은 초보자의 경우 바느질 사이사이가 벌어져 마감이 깔끔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좀 더 튼튼한 마감을 위해 재봉틀 사용을 병행하며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번에 제작할 파우치의 소재는 면으로 가볍고 세탁이 쉬워 인기가 많다. 참가자들은 잠깐의 즐거운 고민 끝에 10가지의 원단 중에서 원하는 무늬를 선택했다. 김경희 씨는 핑크색과 흰색이 섞인 풀 무늬의 원단을, 박혜은 씨는 푸른색의 기하학무늬가 있는 원단을, 김명희 씨는 베이지 바탕에 빈티지 꽃무늬 원단을 골랐다. 참가자들은 서로 고른 원단을 보며 “와 잘 어울려요!” “오늘 입은 옷이랑 비슷하시네요”라며 서로의 선택과 각자의 개성에 감탄했다. 원단을 정했다면 이제 패턴을 만들 차례다. 미리 만들어진 틀을 천 위에 얹어서 박음질할 곳을 표시한다. 작업할 원단이 2장이라 2장 모두 각각 표시해야 한다. 이번에 만들 파우치는 안감이 없는 형태라 2장만 준비하면 된다.
재단 과정은 생략하고 준비된 원단의 끝에서 1cm 정도 안으로 박음질하면 되는데, 이 과정은 손바느질보다 재봉틀을 활용한다. 이날준비된 재봉틀은 디지털 재봉틀과 아날로그 방식의 미니 재봉틀 두 가지다. 디지털 재봉틀은 아날로그 재봉틀보다 박음질 속도 조절이 가능해 안전하고 천천히 바느질할 수 있다. 반면, 아날로그 형태의 미니 재봉틀은 크기가 작고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재봉틀 사용이 처음인 참가자들은 조심스럽게 재봉틀을 살펴보고 사용할 기기를 골라 박음질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박혜은 씨가 미니 재봉틀에 도전해 보겠다며 수줍게 나섰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재봉틀에 바늘을 장착하고 원단을 고정하면 1차 준비 과정은 완료다. 바닥에 설치된 페달을 밟으면 천천히 바늘이 움직이면서 원단이 앞으로 나아간다. 표시한 부분까지 박음질이 끝나면 앞뒤로 3번 더 왕복해 박음질한 부분의 실이 쉽게 풀리지 않도록 고정한다. 그렇게 준비된 원단의 3면을 잘 박으면 이제 바닥 면을 만들 차례다. 원단 아랫부분의 모서리에 표시한 두 면을 마주 접어 삼각형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접은 면을 따라 박음질하면 넓은 바닥 면이 만들어진다. 이제 마무리 단계다. 먼저 파우치 끈을 끼울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윗부분을 각각 안쪽으로 접어서 박음질한다. 제법 박음질에 익숙해진 김명희씨의 재봉틀에서 경쾌한 박자가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의 웃음소리도 높아졌다.
아날로그 재봉틀에 도전한 박혜은 씨도 차분하게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라벨 박음질까지 알차게 마무리했다. 김경희 씨는 박음질 작업이 표시한 선을 넘어가 힘들게 작업한 부분을 뜯어야 하는 과정도 있었다. 하지만 전문 강사의 도움으로 최종 단계인 끈작업까지 무사히 마치고 각자의 개성을 담은 파우치가 완성되었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두 가지 혹은 한 가지 색상으로 끈을 정한 뒤 미리 만든 파우치 구멍에 끼우고, 라이터로 올이 풀린 부분을 살짝 지져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완성된 파우치는 참가자들과 어떤 곳으로 여행을 떠날지 문득 궁금해졌다. 분명한 것은 각자 만든 파우치와 함께하는 모든 날 모든 순간은 더 특별하게 기억될 여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모두 강남구 주민이라는 공통점으로 화기애애하게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을 마친 이후에는 매장을 둘러보며 수다스러운 이야기를 나눌 만큼 친해진 참가자들에게 뿌듯한 수업 후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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