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니만 좋아하는 줄 알았어!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출판사: 스푼북
글·그림: 문정옥, 이주미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내 이름은 단비. 한 살 위에 언니 이름은 은비다. 체구도 작고 얌전한 언니와 달리, 나는 언니와 키도 비슷하고 쾌활해서 친구도 많다. 그런데 엄마는 언니만 챙기고 좋아하는 것 같다. 칭찬받고 싶어 언니가 할 일 까지 해도 엄마는 내가 욕심이 많아 그런 거란다.
맨날 나와 아웅다웅하는 언니지만 안 보면 허전하다. 지난겨울, 내가 큰엄마네 놀러 가면서 우리는 처음 떨어져 지냈다. 첫날엔 사촌 언니와 동네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는데, 그 뒤론 나만 빼고 단란하게 있을 가족을 생각하니 심통이 나서 전화를 안 해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이상 신나지도 않고 집에 가고만 싶어졌다. 내 생각도 안 나는지 서운함을 못 참고 전화했다. 우린 몇 년 떨어져 지낸 자매처럼 흐느끼며 통화했다. 물론 집에 온 뒤엔 까맣게 잊고 부끄러운 이야기가 됐을 뿐이다.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어쨌든 이후로도 언니만 위하는 것 같은 엄마에게 화가나 내가 첫째를 하겠다는 선언도 해보고, 언니처럼 안경도 써보고, 책도 읽어보고, 언니에게 화풀이까지 해보았지만 별로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엄마가 숨겨둔 초콜릿을 찾다가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 언니는 내 다리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심부름을 도맡아 했고 엄마도 나만 챙겼다.
다치고 나니 자주 아팠던 언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 것 같다. 엄마는 아픈데도 심통 부리지 않고 잘 참은 나를 기특하다고 했다. 언니는 뭐든 잘하는 내가 부럽다고 말했다. 나는 반은 내 거인 엄마를 언니가 다 가진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엄마는 전부 네 거야. 또 내 거 이기도 하고.”

엄마는 어디 가도 내 얘기만 하고, 어디 내놓아도 걱정이 없는데 언니가늘 걱정이라고 한단다. 그 말에 좋아서 웃어버렸다. “엄마는 전부 네 거야. 또 내 거 이기도 하고.” 중얼거린 속마음이 부끄러워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 창작 그림책 《우리 집엔 언니만 있다》
#욕심 #언니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