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물든 단풍은 꽃보다 아름답다 강남힐링센터 웰다잉 프로그램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해주는 세 번의 강좌가 강남힐링센터 개포에서 열렸다. 그중 마지막 시간에 동행했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둥둥 떠다니는 5월 첫째 주 금요일. 스무 명 조
금 안 되는 시니어 수강생들이 늦봄의 꽃향기를 뚫고 강남힐링센터에 모였다. 죽음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주제의 무거움과 달리 수강생들의 얼굴이 매우 밝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행복한 삶과 이어진다는 걸, 앞선 두 번의 강좌를 통해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수업은 강원남 강사(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와 수강생들의 독특한 인사로 시작된다. 강사가 “잘 죽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수강생들이 “잘 살겠습니다”라고 일제히 외친다. 죽음이 곧 삶임을,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음을, 주고 받는 인사를 통해 마음 깊이 되새긴다.
오늘의 주제는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이다. 노년의 삶을 단풍처럼 물들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요건으로 강원남 강사는 ‘나이 들어감을 스스로 인정할 것’을 꼽는다. 노화를 거부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 대신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다. 나이 든 지금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되, 과거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신의 지난 삶을 긍정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높아지면 죽음에 대한 불안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여덟 글자를 꼭 기억하세요. 지난 시절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잘 살아왔다고 자신을 다독여 주는 거예요. ‘애썼다’, ‘고생했다’, ‘수고 많았다’…. 남들에게만 해주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자신에게 그 말을 수시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강원남 강사는 ‘봉사’와 ‘감사’를 꼽는다. 자신이 가진 자산이나 노력을 타인과 기꺼이 나누는 태도, 자신이 갖지 못한것을 원망하는 대신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행복은 그런 삶의 태도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깃드는 까닭이다.
수업의 마지막 순서는 ‘나에게 주는 상장’을 만드는 것이다. 살면서 잘한 일 다섯 가지를 상장에 쓰고, 그 상장을 자신에게 수여한다. 강의실이 문득 조용해진다. 지난 삶을 돌아보는 모두의 얼굴에, 긍정과 희망의 미소가 환하게 번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