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면 더 행복해지는 ‘결혼생활’
강남구가족센터에서는 예비 또는 신혼부부가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월 6일과 13일 2일간 예비부부가 가진 고민을 해소하고 부부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예비부부교실’이 열려 찾아가 보았다
“수영장에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래시가드에 비키니, 물안경까지 챙겨왔지만 정작 수영을 할 줄 모른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마찬가지로, 결혼식을 잘 치르고도 결혼생활에 아무런 준비가 없다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것과 같아요.”
강남구가족센터에서 마련한 예비부부교실은 결혼을 앞둔 커플들에게 바람직한 결혼관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사업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성격유형 및 서로의 차이에 대한 이해와 갈등을 관리하는 대화법을 비롯해, 가사 분담이나 통장 관리 등 결혼생활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갖고 진행됐다.
과연 예비부부는 결혼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참가자들은 “평생 신나는 걸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선택하는 일”이라거나 “함께 발을 맞춰 나아가며 시간 속에 발자취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결혼관을 내놓았다. 서울시가족학교가 내린 정의에 따르면, 결혼은 ‘정서적 결합을 향해 가는 과정’이다. 강사는 우선, 배우자는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존재인지를 물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배우자는 나의 단점을 신랄하게 드러내는 존재라고 한다. 결혼하면 외로움이 사라지거나 연애 시절의 자잘한 문제나 갈등은 잦아들까. 미국 코넬대학교 인간행동연구소에 따르면 로맨틱한 연애 감정의 유효기간, 즉 ‘콩깍지’가 벗겨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년 내외라고 한다. 그러니 이때부터 매일 크고 작은 갈등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부의 정서적 결합이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강사는 ‘피나는 노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강사는 크게 ‘현실 인식 능력’과 ‘긍정적인 태도’, ‘원가족으로부터의 독립’ 이렇게 세 가지를 꼽았다. 현실 인식 능력은 결혼 후의 현실을 예측하고 적응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균형감 있게 서로의 장단점을 객관화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으로, 긍정적인 태도. 흔히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하겠다'는 결심으로 결혼한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그래야 여러 가지 단점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에도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원가족과 부부가 서로에게서 독립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이덕림 강사는 “이혼 사유 가운데 많은 부분이 원가족과의 갈등이다. 원가족의 도움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부부가 기준을 정하고 최대한 독립적으로 가정을 꾸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은 자신의 성숙함과 건강함에서 시작됩니다. 원가족과 신혼부부가 서로 물리적,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합니다. 또 하나, 결혼하는 이유가 이혼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 전에는 말수가 적은 게 매력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그 점이 답답함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의 단점도 충분히 생각하고 대비를 해야 합니다.
예비부부학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내 김주희 : 예비부부교실을 통해 남편을 더 이해하게 됐어요. 남편이 안정을 추구하는 성격유형인데 저에게 맞추고 배려를 많이 해요. 평소 이런 점이 불만이었지만, 이유를 알고 나니 고맙다고 표현하지 못한 게 미안했어요.
남편 김기영 : 저도 아내를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어요. 무엇보다 나와 맞지 않는 점이 있더라도 그것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또한, 다른 점은 잘 수용해 주어야 한다는 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