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숨어있는 사계절 컬러 찾기 세련된 나를 위한 탐구 ‘퍼스널 컬러’
하늘 아래 같은 핑크는 없다는 말이 유행할 만큼 색은 아주 다양하게 우리 삶을 채우고 있다. 그래서 패션 아이템을 살 때면 미묘한 톤변화로 달라지는 인상에 고민을 거듭하곤 한다.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해 ‘퍼스널 컬러’ 진단이 뜨고 있다. 과연 봄에는 나와 어울리는 핑크색을 찾을 수 있을까.
요즘은 화장품을 살 때도 먼저 퍼스널 컬러를 확인하는 게 일반적이다. 퍼스널 컬러는 피부나 머리카락, 눈동자 색 등을 기준으로 개개인에게 잘 어울리는 색상을 말한다. 분류는 크게 웜톤(Warm Tone)과 쿨톤(Cool Tone)으로 나뉘고, 다시 세부적으로 사계절 색에 대입한 다음, 브라이트(Bright)와 라이트(Light), 뮤트(Mute), 딥(Deep) 등으로 구분해 모두 10~16까지 타입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한다.
클래스가 시작될 무렵, 참가자들이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속속 들어왔다. 퍼스널 컬러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민낯이어야하고, 진단 2주 전에는 모발 염색을 삼가야 한다. 한자리에 모인 참가자들은 사전 질문지를 작성했다. 내용은 본인이 평소에 하는
액세서리 색상이나 추구하는 이미지, 메이크업 정도, 조언받고 싶은 부분, 옷장 컬러 체크에 관한 것이다.
이번 클래스는 개개인의 성향을 진단하는 것이니만큼 한 사람씩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나머지 참가자들은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예상하며 진단 결과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진단은 다음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실버와 골드 원단을 목 부위에 대고 어울리는 톤이 ‘웜’인지 ‘쿨’인지 판단한다. 그런 다음, 같은 방식으로 파랑, 빨강, 분홍, 노랑 등의 천을 각각 대보며 계절 색상을 결정한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비비드, 브라이트부터 다크 또는 다크 그레이시까지 12가지의 PCCS(Practical Color Coordinate System) 톤맵(Tone Map)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색상 팔레트가 포함되는지 찾아낸다.
첫 번째 순서는 남성 참가자인 임재진 씨. 재진 씨의 퍼스널 컬러는 ‘여름 쿨 뮤트’ 톤이다. 말하자면 쿨톤 중에서도 밝은 색상이 잘 어울리는 타입이다. 퍼스널 컬러 컨설턴트는 검은색보다 회색을 중심으로 색상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했다. 이외에도 헤어스타일이나 넥타이를 고르는 팁 등에 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다음은 김선영 씨다. 선영 씨는 행여 전문가의 조언을 놓칠세라 딸과 동행했다. 진단 과정을 거쳐 나온 선영 씨의 퍼스널 컬러는 ‘가을 웜 라이트’ 톤이다. 평소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파우치 진단’도 함께 받았는데, 쿨톤인 딸과 화장품을 공유하다 보니
어울리지 않는 화장품을 다수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진단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영 씨가 자주 쓰는 제품이 잘 어울리는 톤이라고 했다. 선영 씨의 딸은 컨설턴트가 추천한 제품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에 담았다.
다음은 장보우 씨 차례. 보우 씨는 까무잡잡한 피부 톤과 평소 스타일을 되짚어보며 자신의 퍼스널 컬러가 라이트 톤일 거라 짐작하던 터였지만, 결과는 대반전. 검은색과 정장이 빼어나게 잘 어울리는 ‘봄 웜 딥’ 톤이었다. 이렇게 예상이 빗겨 나는 것이 퍼스널 컬러 진단의 재미이기도 하다. 컨설턴트는 “진단이 평소 선호하던 것과 다르다고 해서 좋아하는 색이나 화장법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퍼스널 컬러는 ‘좀 더 단정해 보이고 싶을 때 참고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보우씨가 진단을 위해서 챙겨온 물건 중에는 안경도 있었다. 컨설턴트는 두 개의 안경 중 투명하고 굵은 테가 있는 안경을 추천했다. 포인트로 눈화장이 어울리는 보우 씨의 특성상 안경이 화장을 대신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민정 씨 차례가 왔다.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민정 씨는 컬러풀할 거라는 짐작과는 달리 블랙과 화이트 계열을 주로 입어 왔다고 한다. 민정 씨는 이번 클래스를 변신의 기회로 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결과는 ‘겨울 쿨 라이트’ 톤이다. 컨설턴트는 블랙과 화이트가 어우러졌을 때 인상에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즉, 지금까지의 스타일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 구체적으로, 밝은색과 어두운색의 대비를 주고, 직선과 단색 위주의 옷을 입을 것을 추천받았다. 꼭 변신만이 답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다.
수업이 마무리되고 참가자들은 묵은 고민이 해결된 것처럼 제각기 개운한 표정으로 진단실을 나섰다. 올봄에는 모두 좀 더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할 것 같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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