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동화
<행복한 동화>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창작 동화로 채워집니다.친구와 함께 하는 즐거움
창작 동화 《토리의 수상한 가방》
글채정택
그림윤영철
발행2022.10.
“미안한데, 나도 지우개 없거든?”
토리는 평소 잘난 척을 많이 하던 친구가 시험 문제 답을 잘못 적었다며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하자 지우개가 없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지우개를 빌리지 못한 친구는 시험을 망쳤다며 자리에서 울어버렸습니다. 토리는 잘난척쟁이 친구가 우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기분 때문인지 하굣길에 가방도 더 가볍게 느껴졌지요. 집에 도착한 토리는 가방도 벗지 않은 채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오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치워야 했거든요. 아차, 가방은 벗고 먹어야지. 그런데 세상에? 책가방이 등에 딱 달라붙어서 벗겨지지 않았어요. 놀란 토리가 아무리 애를 써봐도 가방끈은 늘어나기만 할 뿐이었죠. 가방을 벗지 못하면 아주 불편할 텐데. 토리는 심란해졌어요.
아침에 눈을 뜨니 가방 속에 볼링공이 들어있었습니다. 토리는 볼링공을 꺼내려고 해봤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무거운 볼링공이 든 가방을 끌고 등교를 할 수밖에 없었죠.
아침부터 힘을 써서 배가 고픈 토리는 친구가 소시지를 나눠달라는 말도 매몰차게 거절해버렸습니다. 사실은 소시지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요. 그러자 다음 날엔 가방에 마네킹이 들어있었어요. 날이 갈수록 토리의 가방은 요상한 물건들로 가득 찼습니다. 어떤 아이는 토리의 가방에서 유니콘도 봤다고 말하고 다녔지요. 어느 날 한 친구가 가방 속의 마네킹을 빌려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응, 가져가. 하지만 내 가방은 절대 물건이 빠지질 않아. 미안해.” 토리가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친구가 마네킹을 꺼내자 마술처럼 마네킹이 가방에서 쑥하고 빠졌습니다.
가방 속 물건들을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더니 하루 만에 물건들이 가방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골치 아픈 볼링공 하나가 남았는데 이 볼링공은 어떻게 해도 빠지질 않았습니다. 골똘히 고민하던 토리는 이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