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테라리움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강전희, 정희연, 김연희 씨
강남 클라쓰
나만의 미니정원에서
자라나는 소망
- 테라리움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한 해가 바뀌고 1월이 오면 새 달력, 새 다이어리 등 주변이 온통 새것들로 가득 찬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왠지 나도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이 들곤 한다. 모든 것이 새로운 1월을 맞이해 구민들과 함께 테라리움에 2024년 새해 소망을 가득 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투명한 유리볼처럼 순수한 마음
청담의 한 꽃집에 각자 다른 소망을 가진 구민 세 명이 모였다. 설레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세 사람을 보니 테라리움에 다들 어떤 소망을 담을지 궁금해졌다. “항상 집에 식물을 들이고 싶었는데 주택이 아니다 보니 관리가 걱정돼서 실행해보지 못했어요. 새해에는 작은 다육식물이라도 하나 두고 싶어 신청했어요.” 김연희 씨는 꿈만 꾸던 식물 기르기를 올해는 꼭 해보고 싶어서 큰 맘 먹고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전희 씨는 “곧 수험생이 될 자녀를 위해 정성껏 만든 테라리움을 선물하고 싶었어요.”라며 웃었다. 조용히 자라나는 다육식물을 보며 힘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데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희연 씨는 새내기 강남구민이다. 강남에서 자취를 시작한 지 2개월째 접어들었는데 바쁘게 회사 생활을 하며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게 아쉬워 본인을 위한 선물로 테라리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듯 다양한 사연을 갖고 만난 세 사람은 수업이 시작하기 전, 텅 빈 유리볼을 지켜보며 그곳에 자신만의 소망을 가득 담고 있었을 테다.
테라리움은 땅의 라틴어 테라(terra)와 용기를 뜻하는 아리움(arium)의 합성어로 오목한 투명 용기 속에 흙과 식물, 장식 소품을 넣고 키우는 것을 말한다.
차곡히 담기는 작은 소망들
이제 바라는 소망을 직접 담아보는 시간이다. 테라리움 만들기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는 배수층 역할을 하는 마사토를 깔고 그 위에 양분을 공급해 줄 배양토를 뿌리고 식물을 심는 것이다. 다음 2단계는 색 모래와 준비된 장식들로 원하는 대로 마음껏 꾸미면 된다. 식물이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해서 꾸몄다면 마지막 3단계는 공기 펌프로 장식, 식물 등에 묻은 흙을 살살 털어내면 끝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식물을 심을 때나 모래를 다질 때 손짓을 제한하는 유리볼 입구 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정희연 씨는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질문 세례를 펼치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 식물을 먼저 넣고 흙을 까는 건가요?” “이 모래도 같이 써도 되나요?” 쏟아지는 질문에 선생님의 전담 마크를 받으며 속전속결로 만들기를 진행했다. 옆에 앉아 있던 강전희 씨는 포장도 뜯지 않은 장식을 유리볼에 넣어 구도를 잡기 시작했다. 모래부터 넣지 않고 계획을 세우는 철저한 모습에서 강전희 씨의 완성품이 궁금해졌다.
조용히 작업에 열중하던 김연희 씨는 아주 세심한 손길로 모래를 쌓고 있었다. “저는 아주 오래전에 테라리움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요. 그땐 식물로만 했었는데 오늘은 장식도 여러 가지라서 훨씬 예쁜 작품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라며 혼자서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강전희 씨는 숟가락으로 작업하기가 어려웠는지 숟가락을 내려놓고 컵 채로 모래를 들이붓기 시작했다. 구도를 잡던 신중한 모습과 상반되는 과감한 행동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정희연 씨가 식물과 장식에 묻은 흙을 공기 펌프로 털어내다 허탈하게 웃었다. 펌프 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다져둔 색모래가 파이면서 주변으로 흙이 다 튀어버린 것이었다. “눈보라 친 것처럼 생동감 있고 좋네요.” 농담 한마디로 웃어넘기며 다시 작업에 열중하는 정희연 씨의 모습에서 유쾌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느린 만큼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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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작업이 마무리되고 마지막 장식인 와이어 전구만 남았다. 각자 정성껏 꾸며놓은 테라리움에 전구까지 감아 마무리하니 모든 장식의 조화가 완벽한 테라리움이 완성되었다. “다들 손도 엄청 빠르시고 너무 예쁘게 잘 만드셨네요.” 세 개의 근사한 작품이 완성되자 선생님이 감탄했다.
작업을 마치고 잠시 소감을 나누었는데 모래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자목단을 보며 강전희 씨가 말했다. “만들기도 쉽지는 않았지만, 왠지 집까지 조심히 들고 가는 게 제일 어려울 것 같아요.” 전희 씨의 말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반려 식물도 들이게 되었으니 새해에는 좀 더 활기 넘치는 자취방이 됐으면 합니다.”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하는 정희연 씨에게서 2024년을 힘차게 보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요리도 재료가 좋으면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선생님이 준비도 잘 해주시고 설명도 쉽게 해주셔서 즐겁게 활동하고 멋진 작품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능숙한 솜씨로 작품을 완성한 김연희 씨는 마지막까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배수공이 없는 유리볼에서 생육하는 테라리움은 물을 적게 주기 때문에 자라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 3년 정도 지나야 겨우 조금 눈에 보일 정도라고. 더디게 자란다는 말은 곁에 더 오래 두고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소망을 담은 테라리움이 구민들의 곁에서 오래도록 좋은 기운을 전하기를 바라며 2024년을 맞이한 구민들이 푸른 생명과 함께 무탈하고 싱그러운 한 해를 보내기를 함께 소망한다. -
*테라리움 만들기가 진행된 이곳은?
온실 보테니컬컴퍼니
주소 학동로 101길 26 청담삼익상가 411-3호(청담동)
문의 0507-1324-6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