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당신

선율에 풍류를 담는오롯한 노래 ‘歌詞’

이준아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歌詞’ 예능보유자

가사(歌詞)는 조선시대 때 양반·중인 등 지식인들이 즐겨 듣고 부르던 성악곡이다. 품격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맛이 있어 가곡, 시조와는 색다른 매력이 돋보인다. 이준아 예능보유자는 가사를 중심으로 우리 음악이 가진 예술성을 널리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성악적인 기교가 많고 변화무쌍한 가사의 매력

  • 가사는 가곡, 시조와 함께 정가(正歌)의 한 분야에 속한다. 가곡이 격조 높은 궁중음악에 가깝다면 시조는 대중음악에 가깝고, 가사는 그 중간 지점에 있다. 가사가 등장한 것은 조선시대 전기로, 처음에는 15세기 중반에 창제된 훈민정음의 영향을 받은 가사체(歌辭體) 문학작품이 생겨나고, 여기에 악곡을 입혀 탄생한 것이 가사다. 이후 수백 년을 걸쳐 이어온 가사는 일찍부터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71년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지도는 가곡, 시조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가에서는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지난 5년간 가사의 전승·보존과 관련해 특별 관리해왔고, 현재 전승 취약 종목으로 지속 관리 중이다.
    “가사는 가곡·시조와 달리 길이가 긴 가사체 사설을 노랫말로 사용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기교가 더 많이 들어 있고, 따라서 품격 있으면서도 보다 자유분방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육박장단(무용장단의 일종≒‘하나둘셋 둘둘셋’)이 많아 처음 듣는 사람도 편안하고 호감을 느끼죠. 그래서 알수록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가사를 알리고 들려주는 일에 헌신할 것

  • 이준아 예능보유자는 7살 무렵 조부에게 시조, 가사를 배우기 시작해 10살 때 한국정악원에서 정식으로 가곡을 배웠다. 이후 가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것은 국악고등학교(현 국립국악고등학교) 1학년 때 그를 제자로 삼기 위해 직접 찾아온 고 이양교 선생(1928~2019)을 만나면서부터다. 그에 앞서 가사 예능보유자였던 이양교 선생을 통해 제대로 가사를 익혔고, 이화여대 석사 중 국립국악원에 입단하여 38년간 정가로 근속하며 12가사를 섭렵했다. 그리고 1997년, 고 황병기 선생(1936~2018)의 조언과 스승 이양교 선생의 후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12가사 완창발표회를 가짐으로써 국악 애호가와 대중에게 가사가 큰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뒤이어 2018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돼 가사의 보급과 전승에 힘쓰며 한국정가단, 이준아가사보존회(전수생, 이수생 모임), 서울가악회(이양교 선생 제자모임)의 대표로써 정가 후진, 제자들과 함께 공연하며 가사를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무대를 넓혀 가사를 비롯한 한국 정가의 진면모를 알리고 있다.
    “이준아 가사전수소가 있는 이 길(국악로)에 모교 국악고등학교가 가까이 있어요. 평화롭고 조용한 이곳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가르치고 공연하죠. 우리 가사를 듣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가사가 좀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좋은 공연, 좋은 활동으로 맞이하겠습니다.”

    이준아가사보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