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부담은 덜고 재미와 정보는 더하고 공동육아나눔터로 오세요

#공동육아나눔터 #수서점 #개포점 #돌봄품앗이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사회 안에서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엄마아빠의 사랑 외에도 많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공동육아나눔터는 가까운 이웃끼리 육아를 함께하며 서로 친분과 정보를 나누는 장소다. 엄마와 아이 모두가 행복한 곳, 공동육아나눔터 개포점과 수서점을 다녀왔다.

공동육아나눔터 개포점·수서점

오늘은 엄마 선생님이 아니라 친구 선생님!

“올해부터는 엄마들이 아니라 저희들끼리 돌아가면서 선생님을 하기로 했어요. 오늘은 제가 선생님이에요!”
1월 15일 개포점 최장수 돌봄 품앗이인 ‘슬기로운 아이(이하, 슬아)’의 조아란 양의 목소리에서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묻어났다. 아란 양은 매주 수요일 모이는 슬아 정기모임에서 이번 주 수업을 주도 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많은 품앗이 활동이 그렇듯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독후활동, 보드게임, 피아노, 종이접기 등의 수업을 해왔다. 그러나 2018년 결성돼 품앗이 8년 차에 접어들어 어느덧 예비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슬아의 아이들과 부모는 새로운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큰 만큼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고 리더십과 책임감을 키울 겸 올해부터는 아이들이 수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 아이들이 주도하는 품앗이 활동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두 번째 품앗이 활동 내용은 슈링클스 만들기. 그림을 그린 전용 종이를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쪼그라들면서 딱딱해진다. 이걸 키링 등으로 만드는 DIY 활동이다.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품앗이 활동 장소인 모모 프로그램실에 들어가 한데 모여 앉았다. 과연 이번 주도 아이들이 친구의 말을 따라 활동을 잘 수행할지 바깥에 있는 엄마들의 귀가 쫑긋하다. 그러나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아이들의 자기주도 품앗이 활동은 매우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친구가 두 번 물어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꼼꼼히 설명해준 아란 양의 의젓함도 놀라웠고 친구 선생님의 설명을 경청하고 차례대로 질문하는 아이들의 참을성 있는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엄마 선생님이 좋아요? 친구 선생님이 좋아요?”하고 물으니 조아란, 하연희, 김라온, 정다정 네 어린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친구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외쳤다.

블라블라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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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품앗이의 모범사례, 개포점

공동육아나눔터 개포점은 구 내 3개월~12세 이하의 아동 및 부모들을 대상으로 2011년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돌봄 품앗이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개포점은 품앗이 활동이 활성화돼 있다. 품앗이 활동은 자녀를 키우는 이웃이 함께 모여 놀이와 체험등을 함께 하며 육아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즉, 서로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나누며 더 나아가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함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놀이터에서 만나 모임을 결성했다는 슬아의 어머니들은 품앗이의 장점으로 다양한 활동과 소통을 꼽았다. 조아란 양의 어머니 송정현 씨는 “혼자 하면 어려운 새로운 시도를 같이해볼 수 있어서 가장 좋아요”라며 품앗이의 힘을 이야기했다. 하연희 양의 어머니 장은영 씨는 이에 덧붙여 “품앗이 활동을 통해 아이는 물론 저도 엄마들이랑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라며 엄마들과의 친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개포점에서는 2011년 개소된 이후 매년 3~5가정으로 구성된 약 15개의 품앗이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도 13개 팀이 활동 중이다. 이날도 2024년생으로 구성된 새로운 품앗이가 조직됐다. 품앗이로 선정되면 한 가구 당 한 달에 1만 원의 활동지원비가 지급되고 모임은 매월 2회 이상을 갖게 된다. 모임 구성은 직접 친한 지인과 그룹을 만들어서 신청해도 되고 나눔터의 도움을 받아 가입해도 된다. 활동 장소는 나눔터를 포함해 각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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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들의 테마파크, 수서점

공동육아나눔터 수서점은 크게 자유이용실과 프로그램실로 구성돼 있다. 자유이용실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도서, 장난감, 보드게임 등 다양한 교구가 비치돼 있다. 특히 실내가 넓어 기어 다니고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영아들에게는 놀이공원이나 다름없다. 간밤에 눈비가 왔던 1월 14일, 문 여는 시간은 오전 10시인데 오후 9시50분부터 하나둘씩 입장하더니 30분도 안 돼 금세 넓은 놀이공간이 아이들과 엄마들로 북적인다. 편안한 시설과 공간 때문인지 연령대가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데 떼쓰고 우는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잠시 육아의 부담을 내려놓고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보호자의 표정도 밝다. 자유이용실은 평일(월~금)에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일 3회(10:00~11:30, 13:30~15:00, 15:30~17:00) 각 회차마다 최대 정원 15가구가 이용할 수 있다.

자유이용실을 이용하는 주민, 수서점
자유이용실을 이용하는 주민, 수서점

인기만점인 직업체험 프로그램

이날 수서점 공동육아 활동의 꽃은 직업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10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활동을 통해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참신하고 알찬 구성으로 매번 경쟁이 치열하다는데 이번 직업체험 프로그램은 ‘특수분장 배워보기’다. 지난주에는 푸드아티스트를 체험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특수분장의 세계를 애니메이션과 활동지를 통해 배우는 아이들의 얼굴이 진지하다. 외계인처럼 뾰족 귀를 달아보기도 하고 염료와 인조 스킨으로 상처를 만들 때는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본인들이 만들어놓고도 무서운지 말이 없어진 아이가 있는가 하면 집에가서도 절대 지우지 않겠다는 아이도 있다. 수업이 끝나자 “신기해요!” “무서워요!” “생각보다 진짜 같아서 뿌듯하다”등 다채로운 소감이 쏟아졌다. 다음 주에 체험할 직업은 CSI, 범죄과학수사관이다. 어쩌면 아이도 부모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면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육아 시절. 공동육아나눔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을 함께함으로써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한 장소다.

  •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직업의 세계를 배우고 체험해 보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사진은 '특수분장 배워보기' 현장, 수서점

mini interview

  • 엄마 임선미 님과 아기 최이든(11개월)
    엄마 임선미 님과 아기 최이든(11개월)
    “하루에 한 번 올 때도 있고 두 번 올때도 있어요. 아기도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안전한 공간에서 다양하게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저도 엄마들과 교류하면서 기분전환도 되고요. 주말에도 오고 싶어요(웃음).”
  • 개포점 : 070-7458-2249
  • 수서점 : 070-7458-9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