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휴대폰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타인과 지역사회에 예전만큼 관심이 많지 않다. 얼굴과 얼굴을 맞대며 만들어가는 공동체 문화는 점차 희미해지고, 지역 공동체 문화 활성화를 위한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강남구가 새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복합 문화 시설 논현문화마루에 기대 어린 시선이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1월 2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논현문화마루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주민 참여 공모를 통해 이름을 선정했다. ‘마루’란 흔히 가장 높은 곳, 또는 가장 중심인 곳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전통 한옥에도 마루가 있다.
한옥에서 마루는 집 안팎의 사람들이 모이거나 관혼상제를 치르는 공간이다. 논현문화마루는 지역 문화에서 가장 높고 중요한 공간이자 주민들이 함께 모여 문화를 향유하고, 평생 배움을 이어가는 문화 복지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논현문화마루는 총 11개 층 규모로, 지하 2~6층에는 66면을 갖춘 공영 주차장이 조성돼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에는 강남문화원이 자리하고 있고, 지상 2층과 3층에는 논현글로벌평생학습센터가, 지상 4층과 5층에는 논현문화마루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논현문화마루가 개관하면서 강남문화원은 역삼동에서 확장 이전했다. 이번 이전으로 강의실은 4개에서 7개로, 강좌도 기존 48개에서 65개로 늘었다. 특히 교방춤, 경기민요, 닥종이 인형 수업 등 전통 예술 분야의 강좌가 확대되었으며, 전통과 현대를 아루르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역주민에게 지원하고자 한다.
글로벌평생학습센터는 신사동과 압구정, 청담동, 논현동 일대에 부족했던 평생 학습 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새롭게 설립됐다. 이곳에서는 영어와 프랑스어 등 다양한 원어민 어학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작년 11월 영어 교육 사업을 추진하며 주니어 영어 신문 <주니어헤럴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차별화된 외국어 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구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복합 문화 시설 개관을 계기로 구립 작은 도서관인 논현정보도서관이 논현문화마루도서관으로 확대됐다. 4층에는 종합 자료실과 미디어 자료실이, 5층에는 어린이 자료실과 프로그램실, 동아리실, 수유실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약 1만 8000여 권의 도서와 CD, DVD, 보드게임 등 200여 점을 구비하고 있다. 기존의 논현정보도서관은 논현문화마루도
서관의 분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주목할 점은 논현문화마루도서관이 예술 특화 도서관이라는 점이다.
논현동에는 ‘강남 아트 거리’와 인테리어 상가가 밀집해 있어 일상적으로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다. 강남구는 이러한 입지적 특성을 살려 전국에서 처음으로 논현문화마루도서관을 ‘예술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화, 예술, 패션 등을 망라하는 도록만 180종이 비치돼 있다. 주민들은 유명 미술가의 화보 80여 종을 열람할 수 있고 샤넬과 디올, 프라다 등 패션 도록 7종, 인테리어 도록 40여 종, 조경 및 꽃과 관련된 도록 40여 종이 구비돼 있다. 새롭게 개관한 논현문화마루는 주차 공간과 문화시설에 대한 갈증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강남구는 다양한 문화시설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논현문화마루(논현로 131길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