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크리스마스 리스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정선미, 이영숙, 박혜은 씨

강남 클라쓰

다가오는 연말, 설레는 마음 안고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바람이 제법 차가워지면 길거리엔 하나둘 크리스마스 장식이 눈에 띈다. 반짝이는 꼬마전구와 초록, 빨강의 행렬들을 보고 있으면 성큼 다가온 연말이 느껴져 가슴이 설렌다. 세 명의 구민이 만나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며 다가올 성탄을 준비했다.

반짝이는 연말을 기대하며

먼저 도착한 박혜은 씨와 이영숙 씨는 과거 직장 동료였지만 현재는 이웃 주민으로 여전히 인연을 이어 나가고 있다. 박혜은 씨의 설득으로 함께 원데이 클래스를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영숙 씨. 두 사람은 원데이 클래스 자체가 처음인데다 크리스마스 리스도 눈으로 보기만 했지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라며 설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선미 씨를 기다리며 두 분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았는데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꼭 자매처럼 보였다.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조금 늦게 도착한다는 정선미 씨의 연락을 받고 먼저 시작된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는 선생님의 재료 설명으로 시작됐다.
이날 사용된 크리스마스 리스의 재료는 지름 25cm의 리스 틀과 틀을 녹색으로 빽빽이 채워줄 더글라스와 편백 잎들, 여기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더할 솔방울과 낙상홍, 말린 레몬, 시나몬 스틱이다. “오늘 만들 리스의 메인 재료인 더글라스와 편백은 향이 좋아서 걸어두면 디퓨저 역할도 해요. 말린 레몬과 시나몬 스틱도 마찬가지고요.” 선생님의 말씀에 박혜은 씨와 이영숙 씨도 향을 맡아 보고는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스 만들기 순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리스 틀을 잎으로 메운 뒤에 준비된 장식들로 꾸미고, 고리와 리본을 달아주면 완성이다. 다만 리스 틀을 얼마나 성의껏 메우느냐가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손끝에 담긴 정성을 모아

  • 첫 번째 순서는 리스 틀을 초록색의 잎들로 촘촘히 메우는 것. 가지들이 서로 엮여 동그란 형태를 띤 리스 틀의 가지들 사이로 틈을 벌려서 더글라스와 편백 잎을 적절한 비율로 꽂아 주면 된다. 단단히 엮여 있어 틈을 벌리기가 어렵지만 헐거운 틈에 잎을 꽂으면 완성되고 나서 벽에 걸었을 때 잎들이 오소소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꽂기 쉬워 보이는 넓은 틈에 잎을 꽂으면 나중에 빠져서 다시 메워야 하니 처음부터 좁은 틈에 빼곡히 채워 주세요.” 옛이야기를 도란거리며 작업하던 두 사람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어느새 입을 앙다문 채 집중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선미 씨가 바쁜 걸음으로 도착했다. 늦은 만큼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선미 씨는 앉자마자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나머지 두 사람의 리스 틀을 흘끗거리며 따라 만들기 시작했다. “저는 드라이플라워로 리스를 만들어 본 적은 있어요. 생화로는 처음인데 향이 되게 좋네요.” 리스 만들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늦게 왔음에도 빠른 속도로 진도를 맞춰 나가며 여유롭게 대화를 이끄는 선미 씨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다.
    “이렇게 빈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잎을 꽂아 주시면 더 예쁜 리스가 완성돼요.” 영숙 씨의 리스 틀을 보고 선생님의 지도가 이어졌다. “내 건 왜 이렇게 찌그러졌지?” 선생님의 말씀에 기웃거리며 중얼거린 영숙 씨의 혼잣말이 우스운지 옆에서 지켜보던 혜은 씨가 작게 웃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고심하며 더글라스 잎을 꽂는 영숙 씨였다. 혜은 씨는 친구의 작업을 잠깐 구경하고는 묵묵히 풍성한 리스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모두의 작품을 살피며 지도하던 선생님이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같은 지름의 틀로 시작했는데도 눈에 띄게 풍성한 혜은 씨의 리스 틀이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혼자만 이렇게 크게 만들어졌네요.” 계속되는 칭찬이 쑥스러웠는지 혜은 씨가 한 마디 얹었다.

어울림의 미학을 배우다

  • 이젠 짙은 초록빛이 된 리스 틀을 준비된 오너먼트들로 꾸밀 차례다. 선생님은 준비된 재료가 많아도 조화가 중요하다며 어울릴 수 있도록 구도를 잘 잡고 장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두 빨간 낙상홍을 먼저 장식했는데 그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확 풍겨서 귓가에 캐럴이 들리는 듯했다. “향이 되게 좋은데 이거 만들어 두면 얼마나 유지돼요?” 말린 레몬을 만지작거리던 영숙 씨가 질문했다. “저기 뒤에 있는 리스가 4년 전에 만든 거예요. 저렇게 잘 말리면 계속 두고 볼 수 있고 향도 수개월은 가요.” 선생님의 대답에 의외라는 듯 모두 놀랐다.
    제일 먼저 리스를 완성한 건 정선미 씨다. 조금 늦었음에도 야무진 손길로 참여자 중 가장 빠르게 작품을 선보였다. 옹기종기 모인 오너먼트가 귀여운 느낌을 자아냈다. 영숙 씨의 리스는 빼곡하게 들어찬 잎들과 어우러진 은색 솔방울 오너먼트가 돋보였다. 모두 완성하고 떠들고 있을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꼼꼼하게 마무리까지 마친 혜은 씨가 리스를 들어 보이자 다들 우와 소리를 내며 감탄했다. 완성품 중 가장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진 리스였는데 사이즈부터 셋 중 단연 돋보였다. 세 사람 모두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리스를 완성한 것을 보니 어울림이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이해한 듯했다.
    완성된 작품들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바쁘신 선생님을 뒤로한 채 서로가 만든 리스를 칭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구민들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친구 같아 보였다. 정성 들여 만든 리스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이 순간을 내내 기억할 세 사람의 크리스마스가 은은한 화롯불처럼 오래도록 따뜻하길 바란다.

  •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가 진행된 이곳은?

    블러썸앤어나더

    주소 삼성로64길 5 상가동 1층 111호(대치동)

    문의 010-2701-7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