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이는 사람을 동물에 비유하기 좋아합니다. 사람을 동물로 생각하면 친숙한 기분이 들어서랍니다. 친구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혼잣말을 하는 해찬이는 외톨이 신세죠. 그러던 어느 날, 놀랍고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가족이 동물로 보이기 시작한 거죠.

“이럴 줄 알았어. 엄마가 미어캣일 줄 알았어.”

늘 가족을 살피는 엄마는 미어캣, 쉬는 날만 기다리는 아빠는 나무늘보, 사춘기 누나는 사나운 주머니곰 데빌로 보였죠. 게다가 해찬이의 ‘또 다른 나’라고 주장하는 말하는 하얀 공 ‘알’이 나타나 해찬이를 졸졸 따라다녀요. 동물 가족, 비밀친구와 함께 지내던 날, 아빠 나무늘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어요.

“남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가 아빠를 도와야지.”

가족들은 힘을 합쳐 아빠 나무늘보를 병간호합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취미도 공유하죠. 해찬이의 소개로 나무늘보는 스킬 자수를 배우게 돼요.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함께 자수를 놓는 모습이 참 다정한 가족이에요.
혼잣말하는 해찬이가 걱정돼 미어캣은 병원에 들렀죠. 의사 선생님이 처방한 약을 먹고는 잠에서 깬 해찬이. 비밀친구 알은 사라지고 가족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이제 엄마, 아빠는 퇴근하면 자수를 놓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요. 생김새도, 특징도 다 다른 동물처럼 개성 있지만 바이러스가 와도 똘똘 뭉치는 가족이 있어 해찬이는 늘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