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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구청장)조성명 “‘침수도시 강남’ 꼬리표 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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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2-09-02
  • 조회수432
“호우 시 지선~본선 병목현상 발생…통수체계 재점검 필요”
“이상기후 갈수록 심해져…이번 계기 100년 도시 만들어야”
“현 청사 노후 심각…SETEC 부지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번 집중호우를 계기로 대비를 단단히 해서 ‘침수도시 강남’의 꼬리표를 떼겠습니다. 로마가 배수관리가 잘 돼 오래 발전한 것처럼 우리도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안전시설을 갖추겠습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달 31일 강남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 중 지난 집중호우를 생생히 떠올렸다. 수도권의 많은 지역이 지난달 8~9일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강남은 그 중에서도 한가운데 있었다.
 
조 구청장도 당시 집중호우가 내리자 직접 대치역, 구룡마을, 양재천 등 주요 침수지역을 오가며 방재대책을 지휘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150년만에 큰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었지만, 조 구청장과 직원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구룡마을 이재민 등에게는 제대로 거처가 마련될 때까지 호텔에서 지내도록 배려했다.
 
구 주민들이 직접 휴대폰으로 상황 알려
 
조 구청장은 “비가 내리자 '강남역·대치역·구룡마을 등 세 곳 상황이 심각하다'는 문자메시지가 제 휴대전화로 쏟아졌다”며 “강남역에는 부구청장과 국장을 보내고, 저는 대치역으로 갔다가 접근이 어려워 양재천을 거쳐 사람들이 갇혀있다는 연락을 받고 구룡마을로 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구룡마을에 가니 하수구가 넘쳐 물이 장단지 이상으로 흐르는데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 나이드신 주민 40여명이 고지대에서 못 내려오고 있었다”며 “소방도 이미 불통인 상황에서 개포동에 남직원도 다 흩어진 상황에서 한참 애를 먹었던 기억이 또렷하다”고 덧붙였다.
 
강남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항아리 지형의 저지대라 개발 이전에도 상습침수지역이었던 강남 일대는 도시개발 이후에도 침수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표적인 게 2010~2011년 침수 피해다.
 
당시 서울시 차원의 침수대책이 발표됐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부 시설이 완공되지 못한 채 이번 집중호우를 맞았다. 또 당시 발표됐다가 논의과정에서 빠진 빗물터널의 경우 이번 침수 피해를 계기로 서울시와 정부 차원에서 재추진되고 있다.
 
조 구청장은 “비가 단시간에 많이 온 것도 있지만, 통수능력이 지선부터 본선까지 제대로 이어지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논현1동도 가봤더니 물이 내려오다가 모이는 과정에서 병목현상으로 속도가 느려져 맨홀로 역류해 저지대 아닌 지역까지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통수체계가 제대로 작동 돼야"
 
또 “통수능력이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게 아니고 병목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검토해 원인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선부터 본선까지 통수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지 빗물터널로 펌프시설만 잘 됐다고 볼 건 아니다”고 분석했다.
 
빗물터널이 10년이 지나도록 설치되지 못한 이유에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다. 강남같이 지가가 비싼 지역엔 다른 곳보다 주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이미 평시로 돌아간 지자체 입장에선 반발 부담이 있는 시설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구조다.
 
조 구청장은 “법적으론 지하라 재산권이 없다고 해도 주민들은 민감할 수 있으니 지질조사도 해서 주민들을 잘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아쉽다”며 “이상기후로 국지성호우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번을 계기로 예산도 투입해 100년, 200년 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달 8일 강남 영동시장의 한 침수 피해 건물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사진=강남구)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달 8일 강남 영동시장의 한 침수 피해 건물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사진=강남구)
 
강남 거주 40년…누구보다 현안 밝아
 
조 구청장의 취임 이후 강남구 안팎에서 꼽는 가장 큰 변화는 주민과의 거리다. ‘주민을 잘 아는 구청장’이라 자처하는 조 구청장은 강남에서 40여년간 살면서 활발한 각종 단체 활동으로 지역사정에 누구보다 밝다. 이번 집중호우 당시 다른 구청장처럼 SNS에 폰 번호를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조 구청장 전화기엔 주민들의 연락이 밀려왔다.
 
취임 첫 행보도 지역단체들의 목소리를 듣고, 민원인들을 구청장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며 지역주민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는 태도를 확실히 했다. 구청장이 직접 움직이며 문턱을 낮추자 구청 각 부서에도 작은 변화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조 구청장은 “고질적인 이유더라도 만나자면 만나는 게 당연히 제 역할로 직원들한테 미루면 안 된다”며 “해보고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면 오히려 직원들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주민들도 만족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조 구청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이다.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강남이지만, 사용 중인 구청 청사는 옛 조달청 보급창고를 리모델링해 작고 노후해 매년 보수비로 상당액을 지출한다. 이를 이전해 문화·체육·주차 인프라를 확충하는 행정문화복합타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 구청장은 “시유지인 대치동 SETEC 부지와 현재 구청이 자리잡고 있는 구유지를 등가교환해서 행정문화복합타운을 만들려고 한다”며 “단순히 구청만 들어서는 게 아니라 시에서 필요한 시설도 포함해 문화복합청사를 구축한다면 강남구와 서울시가 상생하고 구민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달 31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남구)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달 31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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