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역삼푸른솔도서관 최서우 사서

사서이야기21 도서관의 VIP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나누는 역삼푸른솔도서관


아이들은 나에게 미소로 다가온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책을 읽기 위해, 부모님 대신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등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도서관을 방문한다. 도서관에 아이들이 오면 도서관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아이들이 가진 특유의 목소리와 순수한 행동 때문일까,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된다.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아이들을 위해 사서인 우리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서관에 온 아이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일단 기특한 마음이 먼저 든다. 부모님을 따라 도서관에 왔든, 스스로 오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자기 발로 도서관에 들어오지 않았는가. 가끔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도 있는데, 처음에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해 어찌할 줄 몰랐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혹시 내가 아이를 울렸나?’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를 보며 괜한 죄책감을 느끼곤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서 알게 됐다. 나에게는 도서관이 익숙한 공간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걸.

처음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 마련이다.  처음 보는 어른들이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도 모자라, 자기 몸보다 큰 서가들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방문하면, 나는 평소보다 친절한 목소리로 살갑게 인사를 건넨다. 무서워하지 말라고, 도서관에 온 너를 환영한다고. 언제든 널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으니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어린 인사를 한다. 어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인사일 수 있겠지만, 이 짧은 눈맞춤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서관이 책을 통해 즐겁게 노는 공간으로 여겨지기를 바란다.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하기
나는 현재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들 10명으로 구성된 독서토론동아리를 맡아 한 달에 한 번,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낸다. 어린이자료실 사서로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토론동아리를 진행해보라는 관장님의 말씀에 처음에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에게 나는 어른이고, 선생님인데 과연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혹시나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수업 전날까지 잠을 설쳤다는 걸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첫 시간은 다행히 잘 마무리됐지만, 매달 1시간, 나와의 수업을 기대하고 참여하러 오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이라고 하면 주제에 맞춰 찬반을 나눈다는 딱딱한 느낌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말을 잘 하던 아이들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토론 수업을 친구들,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책과 주제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쓰는 편이다. 

그 중 인상 깊었던 수업을 고르자면 ‘유튜브 시청’에 대한 이야기로 토론 수업을 진행했을 때다. 사실 앞에서 진행한 몇 번의 수업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기 쉬운 주제로 최대한 책을 골라 준비했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잘 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아 초조하던 차였다, 그런 와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유튜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아이들이 보여준 눈빛과 반응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선생님, 저는 000 채널 봐요!”
“어? 나도 그거 보는데?”
“그거 구독했어? 엄청 재밌지 않아?”


각자 재밌었던 유튜브 채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조금은 정신이 없었지만, 처음으로 아이들이 들려준 웃음소리 덕분에 평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고 그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어떤 주제로 시간을 보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 
 


아이들과의 또 다른 소통, 책 추천하기

“선생님, 어떤 책이 재미있어요?”

서가에서 책을 정리하다보면, 아이들과 부모에게 문의를 받을 때가 있다. 문의를 받으면 나는 우선 부모님에게 아이의 나이와 관심 분야를 먼저 묻고, 최근 대출 도서를 제외한 도서 중 겹치지 않은 책을 골라 추천해드리곤 한다. 불과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고민 끝에 추천해드린 책을 빌려가서 아이가 정말 재밌게 잘 읽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사서로서 보람도 느끼지만 책임감도 함께 생긴다. 

이런 책임감을 가지고 난 매달 아이들을 위한 책 200권을 고른다. ‘나의 주관’ 대로 책을 고르기보다 책을 접할 아이들의 관심 주제가 무엇인지, 관련 기관들이 추천하는 책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구입할 책을 고를 때 내가 가능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균형 있는 독서를 하려면 그만큼 도서의 구성 또한 다양해야한다. 그렇기에 나는 최대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서점 사이트를 셀 수 없이 들어가고,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살펴보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구입한 책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큐레이션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건네며 아이들과 소통한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역삼푸른솔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아들을 위한 책놀이 프로그램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보드게임 놀이학교까지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느라 매일 하루가 바쁘게 흘러간다. 프로그램과 큐레이션을 준비하는 것이 때론 지치고 버거울 때가 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동안 쌓인 피로를 잊곤 한다.
 


언제나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은 반갑다. 그런 아이들에게 오늘도 나는 미소로 다가간다.
 

arong@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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