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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첫 강남구청장 “강남 집값, 억지로 잡는 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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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0-06-20
  • 조회수531
민주당 첫 강남구청장 “강남 집값, 억지로 잡는 건 문제”
정순균 구청장
 
“강남 부동산 정책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해야 합니다. 강남 재건축 개발로 특정 개인에게 과도한 이익이 갈 것 같으면 세금제도나 초과이익환수제 등 제3의 방법으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게 하고 개발은 개발대로 해야지요.” 

정순균(69) 강남구청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사람과 물류가 모이는 곳은 땅값·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인위적으로 강남 집값을 잡으려는 것은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정 구청장은 지난 17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 실효성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인터뷰는 지난달 13일, 지난 18일 대면과 전화로 했다. 
 
Q 청담·대치·삼성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재건축 규제가 강화됐다.
A 업계와 강남구 주민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구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다. 중앙정부가 결정하면 기초단체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 집값이 움직이니 정부가 대안을 내놓은 것인데 아직 이번 정책이 효과 있다, 없다 말하기는 부적절하다. 
 
Q 강남은 왜 따로 가야 하나. 
A 정책 당국은 강남 집값을 억제해 전국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나 미국 뉴욕 맨해튼 같은 세계 중심 지역은 집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강남구는 더 개발해 이런 국제도시와 경쟁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강남구청장이 되기 전에도 같은 생각이었다. 수도권과 지방, 서울과 경기, 강남과 강북은 다르게 접근해야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Q 선거운동 당시 문재인-박원순-정순균의 ‘원팀’을 강조했다. 어긋난 것인가.
A 100% 맞을 수는 없다. 중앙정부나 서울시는 강남구보다 거시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강남구는 주민 의견 중심으로 간다. 하지만 정부·서울시와 대화하며 협조를 끌어내고 있다. 이전에는 강남구와 서울시가 갈등·대립관계였다. 구청장이 서울시 주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제가 취임하고 대화 채널을 확보해 중간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에 강남구서 처음 나온 민주당 구청장 편에서 정책 좀 펴달라고 읍소작전도 한다. 
 
Q 주로 어떤 것을 얘기하나. 
A 재건축 층고제한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를 최고 35층으로 제한했는데 자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시를 설득하고 있다. 일률적 35층이 아닌 평균 35층으로 완화하자는 것이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동은 50층으로, 한 동은 20층으로 지으면 한강조망권을 확보하고 스카이라인도 아름다워진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의 청담동 구간 공사도 문제다. 추가 예산의 일부를 강남구가 부담할 테니 노선을 한강 쪽으로 우회해달라고 국토교통부와 총리실에 요구했는데 원안대로 가고 있다. 주민 반발이 심해 굴착허가를 내주지 않았는데 시행사가 서울시에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이기면서 법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 없게 됐다. 땅 팠다고 못 바꿀 것은 아니니 한강 우회 노선을 계속 요청할 생각이다. 
 
정 구청장은 2년 임기 동안 가장 잘한 일로 ‘미미위강남(Me Me We Gangnam)’ 브랜드 개발을 꼽았다. 미미위강남은 ‘나, 너, 우리 함께하고 배려하는 강남’이라는 뜻이다. 정 구청장은“우리 사회가 아직도 부자, 강남에 대한 ‘안티(anti)’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내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고 어울려 사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미미위강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공공과세제도에 따라 연간 재산세 2300억원 정도를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와 함께 쓴다. 정 구청장은“일부 주민은 ‘왜 내가 낸 세금을 다른 동네에 퍼주느냐’고 하지만 나누고 베풀 때 진정한 1등 도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구는 올해 안에 미미위강남 브랜드를 주요 구역에 설치하고 관용차 등에 디자인할 계획이다. 
민주당 첫 강남구청장 “강남 집값, 억지로 잡는 건 문제”
 
Q 올해 나타날 가시적 변화는. 
A 삼성동에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착공되고 영동대로 개발도 하반기 시작된다. 제2의 도약을 하는 시기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아니어도 세계 어디서든 강남 브랜드를 알 수 있게 하겠다. 구룡마을 개발사업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공공분양분을 쪼개 공공임대로 전환하길 바라는데 박원순 시장도 얘기했지만 희망사항이다. 현실화는 어려울 거다. 임대주택, 분양 물량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갈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감염병관리센터 설립 등과 환경 개선을 위한 미세먼지 프리존 운영 등도 각별히 신경 쓰는 사업이다. 
 
정 구청장은 노무현정부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국정홍보처장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캠프 언론 고문을 지냈다. 그의 집무실 벽에는 ‘큰 그림’을 보기 위한 ‘포스트잇 상황판’이 붙어 있다. 접착식 메모지에 보고받은 내용, 지시사항, 주요 민원 등을 붙여 놓은 것이다. 2년 동안 400개 넘는 메모지를 붙였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 OK가 적혀 있었다. 
 
집무실 책상도 눈에 띄었다. 민원 창구처럼 낮으면서 긴 형태다. 정 구청장은“직원들과 마주 앉아 소통하고 바퀴 달린 의자만 옮기면 여러 업무를 볼 수 있게 직접 디자인했다”며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더니 만들어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중앙일보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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